기사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매끈함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매끈함 2005년 10월 10일, '아드만 스튜디오'(Ardman Studio)가 전기 사고로 불탔다. 시리즈, (2000) 등등 아드만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모든 애니메이션의 세트장, 캐릭터의 원본 인형, 스토리보드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1972년 설립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이 단번에 사라진 셈이다. 다행히 모든 애니메이션의 필름 원본은 남아 있다. 애상에 잠긴 문장을 쓰는 중이지만, 그때의 나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화재 소식을 몰랐다. 아마 그 뉴스를 보았다고 해도 무심코 지나가는 소식 중 하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 김경수 | 2023-04-21 13:00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죽어있는 이미지들의 밤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죽어있는 이미지들의 밤 겨우 책 하나, 영화 하나를 보고서는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꾸었다는 고백은 그리 믿음직하진 않다. 영화나 책 따위를 보고는 인생이 망했다는 말도 황당하지만, 구원받았다는 고백도 마찬가지다. 본 것이 성경이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든, 고다르의 영화든 말이다.인간의 자아는 예술 따위로 인해서 달라지기에는 복잡다단하다. 예술에 대한 신앙고백은 성경을 제멋대로 읽고 진리를 깨우쳤다는 사이비 종교 신도와 다를 바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차라리 예술이 삶의 궤도를 1도쯤 왼쪽으로 어긋나게끔 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열 살쯤 우연히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 김경수 | 2023-03-23 12:00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내가 사랑하는 단 하나의 '발소리'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내가 사랑하는 단 하나의 '발소리' 6살 즈음에 나는 정체 모를 "쿵" 소리를 들은 적 있다.날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저녁 어스름이 드리우기 시작할 시간이었다. 퇴근한 부모님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집이 차츰 어둠에 잠겨갔으므로, 나는 최대한 남은 노을빛이라도 쐬려고 창가 쪽으로 엎드려 누운 자세로 그림을 그렸다. 해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봉우리 뒤편으로 가라앉으며 더 세게 불타올랐다. 봉우리 곳곳에 곰팡이처럼 핀 소나무는 역광을 받아서 차츰 어두워졌다.나는 크레파스와 불어펜과 같은 필기구를 주먹 쥐듯이 쥐었다. 그때 스케치북을 몇 권을 낭비했는 김경수의 싸구려 이미지 시대 | 김경수 | 2023-02-24 13:00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