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세상은 기이한 음악 소리를 내고 있었다,
흐르는 물처럼, 바람처럼,
또는 장단 맞춰 까불리는 키 속에서
흔들리고 나뒹구는 곡식알처럼.
형상은 지워지고, 이제 한갓 사라진 꿈,
잊힌 화포 위에
화가가 기억을 더듬어 완성하는
서서히 그려지는 하나의 소묘.
― 샤를 보들레르, 『시체』중에서
평생 단 한 권의 시집을 출간했지만 그 파란만장했던 삶만큼이나 세계문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시인을 떠올린다.
1821년 62세의 원로원 사무국 고관과 34세 연하인 후처 사이에 태어난 아들. 환속한 사제 출신으로 당대 자유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았고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를 여윈 후, 야심만만 직업군인 자크 오픽을 계부로 맞았다. 하지만 계부가 군장성을 거쳐 마드리드 주재 대사, 상원의원으로까지 영전을 거듭하는 동안 그는 수업 중에 친구에게 건네받은 쪽지를 교사에게 넘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했고, 우여곡절 끝에 모두의 기대 속에 들어간 파리 법과대학에서도 문학청년들과 어울리던 끝에 훗날 금치산 선고로까지 이어지는 방황을 시작한다.
필자는 보들레르가 앞서 언급한 한 권의 시집, 즉 풍기문란이라는 《르 피가로》의 비판 끝에 내무부 공안국에 의해 압류처분을 당하는 사태로까지 내몰린 『악의 꽃』을 집필할 수 있었던 영감이 성인이 되자마자 가족들에게 받아낸 선친의 유산(금화 십만 프랑)을 파리의 뒷골목에 흩뿌리고 다니던 시절 만난 잔느 뒤발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다고 확신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에서 인용한 "시체”를 비롯해서 "발코니,”"이국의 향기,”"머리타래,”"춤추는 뱀”에 이르기까지 특유의 탐미주의가 빛을 발했던 시들은 죄다 그녀에 대한 오마주였으니까. 아이티 출신의 프랑스ㆍ아프리카 혼혈인인 뒤발은 배우이자 무용수로 고향을 떠나 프랑스에 오자마자 보들레르와 조우해 14년 동안 관계를 이어갔다. 뒤발이 보들레르에게 환기시킨 것은 위험한 아름다움, 섹슈얼리티, 그리고 미스터리. 보들레르는 그녀를 통해 "누구보다도 먼저 상투적이고 인습적인 주제들과 단절(귀스타브 랑송)”했다.
흥미로운 것은 대학원 졸업 작품(2018년 작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줘>)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던 서른 세 살의 야마모토 아키라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선보인 <열병을 앓고 난 뒤>에서 필자가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떠올렸다는 사실이다. 전형성의 정반대편에 있는 서사와 인물의 도발적인 행동들, 어둡고 과격하며 분절적이지만 그 행간이 숙명 같은 애정의 끈으로 묶여있는 서사.
남자친구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감옥에 들어간 사나에(하시모토 아이 분)는 출소한 뒤 산림관리원인 켄타(나카노 타이가 분)를 만나 결혼한다. 그리고 둘의 결혼생활은 사나에가 미련을 떨치지 못하던 전 남자친구(미즈카미 코시 분)의 아내, 아다치(키류 마이 분)의 등장으로 격랑에 휘말린다. 영화는 병적인 집착과 죽음으로 인한 사랑의 완성이라는 '신화'를 공유하는 사나에와 켄타를 통해 관객들을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미로 속으로 안내한다.
홍상현
대학원 수료 작품인데 마르세유국제영화제 경쟁부문과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던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줘> 이후 4년만의 신작으로, 이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오셨습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처음 참여한 부산국제영화제였는데 너무 멋진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스태프 분들이 작품을 굉장히 아껴주시고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실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관객 분들도 영화를 대단히 세세한 부분까지 봐주시고 많은 질문을 해주셔서 제 스스로도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고요. 부산에 머무는 동안 매일 하루 일과를 끝내고 바다를 바라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홍상현
특히 놀라웠던 건, 말 그대로 '화제의 신작'의 월드프리미어개최지로 부산을 선택하셨다는 건데요.
야마모토 아키라
시나리오를 쓴 이나원 작가가 울산 출신이거든요. 학창시절에 부산국제영화제도 자주 가기도 했고, 워낙 동경하는 영화제였다고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 자신 평소 걸출한 감독들을 많이 발굴한 부산국제영화제를 동경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에 뉴 커런츠 부분에 초청된 게 정말 영광스러워요.
홍상현
극장에서 상영되는 장편영화로서는 두 번째의 작품을 연출하신 신인감독이시지만 데뷔작은 전주국제영화제, 그리고 이번의 <열병을 앓고 난 뒤>는 부산국제영회제에 초청되실 정도로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십니다. 그래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평소 한국영화를 즐겨 보시나요? 좋아하는 작품이나 감독, 배우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아, 저는 한국영화를 정말 좋아하죠! (웃음) 이창동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 김기영 감독 등 훌륭한 감독님들이 많이 계셔서 늘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영화는 영상표현에 도전적이고 결코 쇠퇴하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송강호 배우나 전종서 배우의 연기는 늘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밖에 훌륭한 배우가 많이 활약하고 계신데요. 촬영장에 가실 때마다 각 신의 연기를 어떻게들 짜 가시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홍상현
물론 앞으로 다양한 무드와 스타일을 선보이는 작품을 많이 만드실 걸로 기대하지만, 평론가의 시각에서 볼 때 작품이 매번 국제무대에서 호평 받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요인으로 저는 '불협화음의 미학'을 꼽고 싶은데요. 예컨대 일단 소통의 단절을 경험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의 주의를 집중시키지만, 점점 그 전개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파격의 양상을 보여주잖아요. 어떻게 이런 이야기에 주목해서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을 발휘하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삶과 사랑 자체가 이어져있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첫 번째 계기인데요. 이는 오직 허구를 통해서만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누군가 실제로 그런 일을 한다면 어떻게든 제지를 당하게 될 테니까요. 같은 맥락에서 또한 누군가를 본능적으로, 강하게 사랑한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만, 등장인물의 캐릭터에 대해 오랜 시간을 두고 고민해 온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 싶어요. 구상 단계에서 <열병을 앓고 난 뒤>에 나오는 사람들이 마치 실재하는 사람들처럼 각자의 상상을 초월하는 움직임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서브텍스트를 만들어보는 등의 과정을 거쳤는데요. 이 작업을 통해서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라인을 구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살아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알 수 없는 면도 가지고 있으니까요.
홍상현
앞에서 이어지는 질문인데요. 인물간의 소통의 단절, 또는 부재, 혹은 자기파괴적 관계를 그린 작품은 얼핏 떠올려보더라도 무척 많죠. 예컨대 루이 말의 <데미지>(1992)나 브루노 뤼뗑의 <까미유 끌로델>(1988), 장 자크 베넥스의 <베티블루 37.2>(1986)처럼. 하지만 야마모토 감독이 그려내는 광란의 사랑이 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그것이 단지 관념의 유희를 표현하기보다, 사회적인 함의를 담고 있는, 다시 말해 상징적인 측면 또한 나타나고 있기 때문 아닐까 하는데요.
야마모토 아키라
그렇게 말씀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사회적 함의'를 일부러 작품에 포함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요. 우리가 살아있는 이상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사회와 관련을 맺고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아울러 이런 특성은 우리의 삶에도 반드시 영향을 미치죠. 이런 구조가 제 영화 만들기에서도 나타났던 거 아닐까 싶습니다.
홍상현
그런 관점에서 시나리오의 집필의 과정이 궁금해지는데요. 감독도 상당히 강한 컬러를 가지고 계시지만 각본을 담당하신 이나원 작가의 경우도 감히 흉내 내기 힘든 개성적인 드라마투르기의 작가로 유명하십니다. 그런 두 분께서 어떻게 각자의 개성을 이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결과를 내놓으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이나원 작가와는 도쿄예대 대학원을 같이 다닌 사이입니다. 꽤 오랫동안 알고 지냈죠. 서로 제작에 참여한 영화나 드라마도 거의 다 보았고,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날은 그냥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근황에 대해 수다를 떨기도 했었는데요. 이런, 꼭 '영화'라는 키워드로 묶이지 않는 시간조차 공유하면서 시나리오를 써갈 수 있었다는 점이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 가는 결과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홍상현
이건 전작인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 줘>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데요. 감독의 작품에서는 낯과 밤의 세계가 완벽한 대비를 보여주지만, 역시 밤의 세계가 서사의 확장을 무한대로 가져가는 무대로서 더욱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전작까지 봐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그리는 낮의 세계와 밤의 세계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해요. 밤에는 낮에 비해 주위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차단되어버리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사람과 더 가깝게 마주할 수 있지요. 그러니까 정리하면 낮은 '사회,' 밤은 '개인'과 마주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홍상현
다음은 갈등과 등장인물의 캐릭터 구축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사나에는 세간의 기준으로 보면 아웃로(out law)에 가까운 인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내면에는 어떤 기행을 통해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슬픔을 담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미워하기 힘든 일면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역시 작가의 페르소나로서 가장 큰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낸 인물이구나 싶어요.
야마모토 아키라
저나 나원 씨나 페르소나를 만든다는 감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우리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지만 남들 앞에서는 내보이지 않으려 했던 부분을 사나에가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주목해서 그려냄으로써 마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죠. 그런 까닭에 사나에를 애정을 가지고 창조해낸 인물로 봐주시는 게 너무 기쁩니다. <열병을 앓고 난 뒤>는 그런 그녀를 지킬 수 있는 영화였으면 했거든요.
홍상현
사나에의 역할창조와 관련해서 하시모토 배우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 궁금합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제가 어떤 주문을 하기보다 하시모토 배우가 사나에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사나에를 소중히 지키고 싶다'고 다짐하시더라고요. 저로서는 엄청나게 격려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미처 잡아내지 못한 사나에의 모습을 많이 표현해주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촬영 당시에도 한 신의 촬영을 끝내고 나면 '아까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같은 질문을 드렸고, 그 대답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습니다.
홍상현
한편, 아다치의 경우,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사나에의 전남친의 부인이라는 포지션으로 등장해서 드라마의 긴장감과 관객의 흥미를 높여주는데요. 대단히 견고한 궁리 끝에 만들어진 캐릭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마모토 아키라
맞습니다. 정확하시네요. (웃음) 아다치는 하야토의 아내로서 사나에를 과거와 연결시키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러니 아다치와 만나는 일은 사나에에게 '과거가 다가오는 것'이죠. 우리가 그녀를 창조해낸 이유는 사나에를 과거와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끌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아울러 아다치는 극중에서 사나에를 가장 부정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그녀 때문에 사나에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도 대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다치는 이렇듯 사나에의 과거와 현재, 양쪽 모두와 접점이 있는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었던 까닭에 만들어내는 데도 상당한 궁리가 필요했습니다.
홍상현
켄타는 <열병을 앓고 난 뒤>에서 촉발된 모든 갈등의 피해자인 동시에,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광기의 흐름에 휘말립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론이 성립하는데 기여한다는 면에서 사나에 이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는데요.
다만, 지금까지 나카노 타이가 씨가 연기했던 인물과는 무척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야마모토 아키라
나카노 배우가 연기해 주신 켄타는 저나 나원씨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인물이지요. 그래서 나카노 배우와도 그가 생각하는 켄타와 제가 생각하는 켄타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눴어요. 하시모토 배우에게 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접근법이었죠. 그 과정에서 켄타의 움직임이나 대사와 관련해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는데요. 이런 소통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켄타라는 인물에 더욱 공감되는 디테일이 더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시모토 배우, 키류 배우, 나카노 배우, 세 분 모두 연기의 접근법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본인들의 평소의 캐릭터보다 주어진 인물에 몰입해주시는 연기자들이기 때문에 <열병을 앓고 난 뒤>는 애초에 제가 상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영화가 될 수 있었어요.
홍상현
<열병을 앓고 난 뒤>는 프로덕션에서 아트디렉터라는 포지션이 존재하지 않는 일본적 제작환경을 생각하면 희유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뛰어난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제작과정에서 어떤 비주얼 콘셉트를 상정하고 실천해 가셨는지 알고 싶은데요.
야마모토 아키라
인물에 집중해서 구체화를 시켜나가는 방법을 썼습니다.
우선, 사나에의 경우, 생활 감각이 부족하다는 걸 메인콘셉트로 해서 의상이나 가구 같은 소품들을 구성했어요. 아다치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취미취향이 강한, 다소 잡다한 이미지를 중심에 두고 주변 물건들을 정리해나갔고요. 이렇듯 핵심 인물 두 사람과 관련해서 분명한 합의점이 존재했던 까닭에 미술부, 의상부와 효율적인 비주얼워크를 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열병을 앓고 난 뒤>는 사랑이라는 광범위한 주제 속에서 '누군가의 곁을 지킨다는 일'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쉽지 않은 주제의 작품이라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꼭 한국에서 한국 관객 여러분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인터뷰 원고를 정리하고 있을 무렵 인편으로 들려온 현지개봉 소식. 보편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감독의 겸손한 소개가 무색하리만치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단다. 문득 켄타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사나에의 강렬한 눈빛이 떠올라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럴 만하지'라고.
[인터뷰 홍상현 영화평론가, krpopper@ccoart.com]
정치학과 영상예술학 두 분야의 학위를 소지. 인문사회과학과 영화이론을 넘나드는 전문적 식견으로 한일 양국 매체에 분석기사를 쓴다. 파리경제대 토마 피케티와 『21세기 자본』 프로젝트를 진행한 도쿄대 연구실 출신.
프로듀서를 맡은 장편 다큐멘터리영화 <포 디 아일랜더스>는 2008년 제주영화제 개막작이었다.
2013년부터 월간 《게이자이》에서 담당하는 경제평론지면이 에히메대 와다 제미나르의 교재로 쓰인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 지부인 일본영화펜클럽 회원.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등 다수의 스테디셀러를 소개해온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선정하는 “세계의 영화인 7인” 중 1인이며 일본 TBS(채널 6) 주최 디지콘 6 아시아 심사위원, 《마이니치신문》 영화웹진 《히토시네마》 필진 및 마이니치영화콩쿠르 심사위원, 다카사키영화제 시니어 프로듀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어드바이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