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넷플릭스, 올해 칸영화제 출품 가능성 희박
OTT 넷플릭스, 올해 칸영화제 출품 가능성 희박
  • 오세준
  • 승인 2022.02.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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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올해 열릴 제75회 칸영화제에 오리지널 영화를 출품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5월 17일 개막하는 제75회 칸영화제에 오리지널 영화를 출품 및 상영 여부를 두고 해당 영화제 측과 여전히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칸영화제는 넷플릭스가 투자·제작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마이어로위츠 이야기'가 경쟁부문에 초청했다. 하지만 이는 '영화제 상영작은 극장 상영을 전제 조건으로 해야 한다'는 프랑스극장협회의 반발과 함께 극장이 아닌 OTT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을 ‘영화’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를 일으켰다. 

결국, 칸은 이듬해부터 OTT 영화를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모든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들은 스트리밍이 되기 전에 꼭 프랑스 지역 극장에서 상영을 해야 한다'는 규칙을 추가했다. 

앞서 칸국제영화제는 넷플릭스 CEO 테드 사란도스와의 긴밀한 논의 끝에 넷플릭스 및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들을 칸 영화제의 비경쟁부문에서 상영하는 방법으로 초청한 바 있다. 2020년 스파이크 리 감독의 'Da 5 블러드'가 초청을 받았으나, 그 해 칸 영화제가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를 열지 않게 되면서 실질적인 상영은 무산됐다.

그간 넷플릭스는 영화제 출품 영화들을 유럽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도록 해왔다.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된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의 손'은 지난해 9월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됐고, 이탈리아 극장에서도 개봉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쉽지 않다. 특유의 상영 규칙 때문이다. 프랑스는 '홀드백 기간'(극장 영화가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부르는 기간이 다른 나라들보다 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경우,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을 끝낸 후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2~3주간의 '홀드백 기간'을 갖는다.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하더라도 2~3주 정도 뒤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 볼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홀드백 기간' 없이 극장과 OTT 플랫폼에서 동시 개봉을 선택하는 작품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만약 넷플릭스 영화가 프랑스 극장에서 상영되면, 프랑스 내 상영 규칙에 따라 15개월이라는 '홀드백 기간'을 지킨 후에야 애플리케이션에서 스트리밍이 될 수 있다. 이전 프랑스의 '홀드백 기간'은 36개월이었으나 최근에는 15개월로 축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 15개월이라는 '홀드백 기간'은 칸 영화제 출품을 망설이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영화가 역사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극장을 거쳐야 한다"는 티에리 프레모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칸 국제영화제가 대중성보다 예술성을 강조하며 소수를 위한 엘리트주의 무대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왔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한편, 제75회 칸영화제는 오는 5월17일 개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하고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가 올해 출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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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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