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영화' 홍상수, "가장 자연스러운 작품"‥베를린 참석
'소설가의 영화' 홍상수, "가장 자연스러운 작품"‥베를린 참석
  • 오세준
  • 승인 2022.0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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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신작 '소설가의 영화'가 베를린에서 첫 상영됐다.

ⓒ AFPBBNews=뉴스1

15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베를린에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소설가의 영화'의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첫 공식 일정인 포토콜 행사와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이자 제작실장으로 이름을 올린 김민희가 참석했다. 두 사람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도망친 여자'로 나란히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후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자 27번째 작품인 '소설가의 영화'는극 중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이 잠적한 후배의 책방으로 먼 길을 찾아가고, 혼자 타워를 오르고, 영화감독 부부를 만나고, 공원을 산책하다 여배우 '길수'(김민희 분)를 만나게 되어 당신과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설득을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영화는 2021년 3월부터 한국에서 2주간 촬영된 흑백 영화로, 배우 이혜영과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배우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박미소, 하성국 등이 함께 참여한 작품이다.

이날 홍상수 감독은 "소설가가 영화를 만든다는 설정은 정해져 있었지만, '이 소설가가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이냐'가 그 다음 문제였다. 그러다 내가 2년 전 만들었던 단편 작품 하나가 생각났다. 간혹 어디를 갈 때 작은 카메라를 챙겨가 저녁에 편집을 하곤 하는데 그런 작품이 몇 개 있었다"라며, "이번 작품은 내가 만든 작품 중 가장 자연스럽다. 대본은 물론 어떠한 아이디어도 없이 만든 작품이었다. 그렇기에 배우들에게도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하길 요청했다. 내가 과거의 만든 작품과 앞으로 만들 작품이 얼마나 다를까하는 궁금증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상수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 "캐스팅은 영화 작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김민희, 이혜영 등 출연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내가 과거에 함께 일했던 배우들이었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그동안 그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색다른 에너지를 받게 됐다. 그 경험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고 내 안의 뭔가를 자극했다. 미팅 첫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배우들과 함께해야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 AFPBBNews=뉴스1

여배우 '길수' 역을 맡은 김민희는 "카메라 앞에서 설 때면 매번 긴장된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제가 해야 할 몫인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상보다는 아니다. 저는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 카메라 앞에 서면 더 이상 제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는 평소보다 더 자유로운 느낌"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민희는 이혜영과의 호흡에 대해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의 제작실장으로 같이 작업을 했는데 배우로 호흡을 맞췄던 건 처음이다"라며 "호흡이 너무 좋았다. 이번 작품이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었는데, 이혜영 씨와의 작업을 통해 이 '관계'에 대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의 작품에 나오는 배우들이 많지는 않지만 매번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늘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다. 또 함께 촬영에 임하는 크루원이 적기 때문에 금방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3년 연속 베를린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 '인트로덕션'(2021)에 이어 '소설가의 영화'가 여섯 번째다.

앞서 '도망친 여자'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인트로덕션'은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한 가운데 '베를린의 커플'로 불릴 만큼 베를린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이 연이은 수상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편, '소설가의 영화'는 이날 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올해 상반기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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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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