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내영화제 취재기④] 당신은 여전히 영화(관)를 믿는가?
[2021 국내영화제 취재기④] 당신은 여전히 영화(관)를 믿는가?
  • 문건재
  • 승인 2022.02.06 2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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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강릉국제영화제(2021.10.22.~31)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Gangneung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21, GIFF 2021 | 이사장 김동호, 예술감독 김홍준)가 전 세계 주요 영화제 수장들이 영화제의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비전과 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강릉포럼'을 지난 10월 23일(토) 강릉 명주예술마당에서 개최했다.

 

ⓒ 강릉국제영화제

전 세계 주요 영화제 수장들이 영화제의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비전과 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강릉포럼'은 김동호 이사장이 영화제 준비 당시부터 밝혀온 영화계의 현재 고민과 미래의 비전에 대해 격의 없이 대화할 '영화제 속의 영화제'라는 포부 아래 만들어진 강릉국제영화제만의 주요 행사로, 명실공히 영화제의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을 지향한다. 3회째를 맞이하는 올해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하여 개최했다. 김동호 강릉영화제 이사장이 토론을 주재하고, 김홍준 강릉영화제 예술감독이 사회를 맡아 '당신은 여전히 영화(관)를 믿는가?'(Do You Still Believe in Cinema?)라는 주제로 영화 및 영화관에 대한 각자의 소회를 나누며, 팬데믹 종식 후 영화제의 미래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영화제의 수장들이 한 데 모여서 자기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과거의 경험을 나누는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3년 전 강릉국제영화제를 창설하면서 집행위원장들이 강릉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토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해는 '과연 극장이 이런 상태에서 빼앗긴 관객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집행위원장들과 토론해보려 한다. 예상했던 것과 달리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가장 타격받는 것이 영화산업이고, 특히 극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극장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집행위원장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이 포럼에서 좋은 의견과 경험들이 공유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사브리나 바라체티 우디네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조안 고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벤자민 이요스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프로그래머, 사무엘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마에다 슈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로나 티 마카오국제영화제 前집행위원장, 안스가 포크트 카르타헤나콜롬비아국제영화제 수석 영화 큐레이터 등 9개국 8개 영화제 대표들이 직접 강릉을 방문했다. 1부에서는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기조 발제자로 나서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 동안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험을 중심으로 발제, 2부에서는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함께 각국 주요 국제영화제들의 상황과 팬데믹이 초래한 위기 및 극복의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영화제 및 영화의 전망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 코로나19 팬데믹 속 로테르담국제영화제

ⓒ 강릉국제영화제

―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로테르담영화제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 위원장이 될 줄 몰랐다. 영화제는 사람들이 모일 때 빛난다. 제한된 인원수라도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 정상적인 영화제 개최를 위해 로테르담 영화제 팀 전체가 최대한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구상하여 최대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했다. 2020년 7월 50주년 영화제를 하이브리드로 개최했다. 다만, 영화제를 5개월 동안 개최했다. 이는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시켜, 선정된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최대한 관심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어 2021년에는 영화제를 두 부류로 나눠 2월과 6월에 진행했다. 첫 번째는 2월 초에 열렸다. 이 영화제는 일반적인 기간이었다. 그리고 6월에는 임의로 개최한 것이 아닌 1972년 제1회 로테르담 영화제가 6월에 개최하여 6월에 50주년 기념으로 영화제를 개최하였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봉착한 문제는 '온라인으로 영화제를 진행하면 모든 것이 규정화된다는 점', 특히 영화제를 온라인으로 대처하더라도 '인더스트리를 어떻게 수정할 것인가',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극대화할 것 인가'였다. 로테르담영화제는 가교이자 만남의 장이며, 접착제이고, 중계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대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영화제 모든 관계자를 초청하여 영화제가 열리기 몇 달 전부터 함께 시간을 가지며 논의를 하였다. 이를 통해 '더 적을수록 좋다' '온라인 스크린 취급' '영화인들이 관객들과 교류방법이 필요하다' 등 의견이 나왔고, 이를 감안해서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또한, 온라인 상영과 GV 등 관객들을 위한 계획뿐만 아니라 감독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영화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스러웠던 점은, 첫 번째 '과연 우리가 계획한 대로 실행할 수 있을까?', 두 번째 '관객과 프레스가 잘 수용할 수 있을까'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2월과 6월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로테르담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최대한 영화인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경쟁 작품을 상영했다. 비경쟁 부문의 경우에는 영화제 핵심으로 6월에 상영하였다. 특히, 2월 영화제가 개최하던 때는 네덜란드가 락다운(Lockdown)이 시행됐던 시기이다. 그래서 모든 영화관이 문을 닫았다. 영화제를 통해서 관객들이 거실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기존의 로테르담 영화제와는 아주 달랐지만, 경험의 질은 결코 저하되지 않았다. 관객들이 자신의 거실에서 GV에 참여했다. 감독과 관객의 관계가 깊어지고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그래서 더 친밀함을 줄 수 있었다.

 

바냐 칼루제르치치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강릉국제영화제

여기서 우리는 '영화제가 제공하는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각국의 여러 영화제가 팬데믹 기간 동안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했지만, 넷플릭스나 애플tv 등의 OTT와 똑같은 방식으로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영화제 자리를 위협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내 생각에는 영화제와 스트리밍 플랫폼이 전투가 벌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죽이는 게 아닌 상호보완 및 독립적인 개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배운 교훈은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대응과 적응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팬데믹이 10년 전 발생했다면 영화제들이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단계적인 필요에 의해서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냈다고 할 수 있다. 스트리밍 덕분에 관객과 저작권자 모두가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길을 넓혔다. 미래의 관건은 각종 영화제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오디오 영상이란 인프라 안에서 얼마나 큰 시너지를 발휘하나이다. 영화제의 미래는 어떨까? 팬데믹 이전의 영화제로 돌아가야 할까? 지난 2년 동안 각종 영화제들이 진행하고 시도했건 것들은 일시적인 변화일까? 아니다. 팬데믹이 잠잠해져도 우리 목표는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오히려 팬데믹을 통해 얻은 교훈을 활용해야 한다. 이건 영화제 포함 영화산업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당연시 여기던 것들을 개선하는 시기다. 로테르담 영화제 온라인 프로그램에 네덜란드 전 국민들에게 개봉했다는 의미는 앞으로 로테르담을 찾아볼 수 없는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의미이다. 이건 굉장한 기회다. 디지털이 주는 가능성은, 영화 산업계에 노멀 상태에서는 불가능의 연결성을 창출했다. 개인과 집단에게 우리는 평소에 바꿀 수 없다 생각했던 패턴, 시스템을 재정비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것들이 의미하는 건 지난 2년간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곧 행동이고, 새로운 현실을 제정하는 것,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끝으로, 영화관들이 지원에 힘입어 극복하고 강하게 회복할 것이라 믿는다. 영화관은 개인적이고 공동의 공간인데,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고 내면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다. 따라서 여화적인 교감이란 때로는 즐겁고 기쁘기도 하지만 혼란스럽고 불편할 수도 있다. 나도 이 모든 느낌을 느껴봤다.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오감을 흔드는 영상과 말을 직면할 권리가 있다. 영화관에 가는 것은 광장에 가는 것과 같다. 우리는 사실 집에서 빔 프로젝터로 친구들과 영화를 보면 영화관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과연 그곳에 기회나 모험이 있을까. 영화의 본질에 대해 얘기하고 얻는 공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공유란 뭘까. 종종 이모티콘, 문자가 사람들과의 소통이라 생각하지만 이것에 즐거움이 있을까?

'여전히 시네마를 믿냐'는 질문에 가슴 깊이 '예스, 예스, 예스'(Yes, Yes, Yes)라고 하겠다.

 

 

◇ 각국 주요 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말하는 '시네마'

― 패널사브리나 바라체티 우디네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2022년 24회를 맞이하는 우디네극동영화제는 큰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해왔다. 팬데믹이라는 상황 속에서 모든 것들의 접근 방식에 있어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해서 2개의 영화관을 활용해서 영화제를 운영한다. 계속해서 영화관으로 관객들을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영화를 믿는가' 이 질문을 생각해보면 영화관은 어디에나 있고 영화도 어디에나 있다. TV, 컴퓨터 테블릿, 휴대폰을 통해서 어디를 가든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는 전혀 다르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미지에 집중하고 영화 속 세계에 몰입하게 된다. 영화의 경험은 극장에서만 이뤄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영화는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한다. 이게 중요하다. 영화를 보는 최고의 장소는 극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극장 상영, 영화제 상영이 바로 영화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영화관에서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 강릉국제영화제

― 마에다 슈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2년 전 33회 후쿠오카영화제를 개최 준비 중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로 연기했다. 그러나 올해 7월에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또다시 개최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내년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제라는 건 모두 알다시피 중요하다.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상당수 학생들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 DVD를 통해서만 접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영화제는 젊은 층들이 와서 대형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상영회 후 감독과의 대화도 매우 중요하다. 관객이 감독과 얘기하며 영화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 영화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폐관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지속되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고 해도 영화제는 계속되어서 아주 중요한 문화행사로 자리 잡아야 한다. 대형 스크린을 통한 영화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제는 중요하다.

 

― 로나 티 마카오국제영화제 前집행위원장

안타깝게 팬데믹으로 그동안 소중하게 여겼던 것을 경험할 수 없었다. 마카오에서 영화제를 했었지만 아무도 초청할 수 없어 더 이상 개최할 수 없게 되었다. 저는 월드시네마를 계속 소개 중이다. 다양한 스토리나 네거티브를 마카오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화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고, 젊음 제작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감독들과 함께 작업 중이다. 다양한 영화제 랩에도 참여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배운 점은 우리가 가진 영화라는 개념의 상당히 논의했던 것,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보는 것에 대해 싫증을 느끼고 있고, 사람 간에 교류가 부족한 점에 대해 넌더리가 났다는 점이다.

 

로나 티 마카오국제영화제 前집행위원장 ⓒ 강릉국제영화제

'과연 영화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영화에 대해 뭘 상상하고, 우리가 기대하는 영화가 무엇인가. 영화가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진화할 것 인가. 영화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면, 영화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비주얼과 사운드를 통해 재현된다. 그런 영화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시네마의 마법이라는 것은 공동의 감정,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영화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다. 영화관과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 조안 고 말레이시아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올해 4회를 맞이한 말레이시아 국제영화제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개최하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 게스트를 초청할 수 없었고, 경쟁부문을 운영하지 못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한 4회는 예전과 비교했을 때,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대부분 집에서 영화 보는 걸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대면영화제는 매우 중요하다. 또 영화제는 한 사회의 문화에 발전, 경제발전에 있어서 상당히 큰 힘을 가진다. 영화업계에 다양한 변화들에 대응할 수 있고, 영화 제공에 있어서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다가오는 5회를 개최했을 때는 과거처럼 대면으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도 시네마를 믿는가?'라는 물음에 여전히 난 영화를, 영화관을 믿는다.

 

― 사무엘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팬데믹은 물론 쉽지 않았다. 뉴욕이 금융과 문화의 중심지이고 세계 금융의 중심인데, 세계에서 오명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나 생계 모두 어려웠다. 뉴요커들은 그럼에도 어떻게든 생존해왔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 9‧11 이후에 위기였다. 하지만 뉴욕과 전 세계의 영화제들은 물론 이런 재앙을 통해 변화를 계속 추구해왔다.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상황들이 벌어졌는데 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화를 수용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에 대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어떻게 영화 경험을 보관할 것인가 고민했다.

'당신은 여전히 영화를 믿는가?' 질문이 아주 좋다.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시네마'는 링컨센터 같은 곳에서 쓰이는 학술적인 용어다. 우리가 지금까지 영화제를 하면서 배운 점은 온라인은 좋고, 물론 생존할 것이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온라인 영화제를 할 것인가' 아니면 '영화제를 취소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우리는 생존을 선택했다. 온라인으로 영화제를 진행했고, 아주 잘됐다.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영화제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물론, 사람들이 올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과 관객의 숫자도 제한되는 상황 등 단점도 있었다.

 

사무엘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 ⓒ 강릉국제영화제

모든 것이 중요하고 영화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이 작아도 독특한 문화와 맥락을 우리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영화제를 확산할 수도 있다. 몇 백 명이 아닌 몇 천 명에게 영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더 많은 관객, 확장과 성장만을 추구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무제한이라는 것은 없다. 우리의 삶에서 어떤 부분을 봐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영화제 운영에 이어서 새로운 변화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 큰 화면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 현재 내 역할은 사람들이 다시 극장에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온라인 영화제는 가상이지 현실이 아니다. 우리는 결국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고, 현재 중대한 순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환경을 통해서 영화를 선보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독특한 희귀성을 제공해야 된다. 감독들이 참여하고, 사회적 거기두기를 두면서 모임, 이벤트를 만드는 것. 영화의 중요한 점은 서로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결국은 소파에서 일어나 극장에 가서 영화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안스가 포크트 카르타헤나콜롬비아국제영화제 수석 영화 큐레이터

콜롬비아영화제는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영화제이다. 또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로, 내년에 61주년을 맞이한다.

콜롬비아영화제는 매년 3월에 개최한다. 2020년 3월, 영화제 2일째 되던 날, 코로나19 여파로 영화제가 취소가 됐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개최를 준비하는 어려움을 넘어 심지어 개최 중에 영화제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노력을 해왔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개최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영화제를 취소 없이 어떻게 개최할까,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관객을 모을까 고민한 끝에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는 않았고, 야외 개최를 결정했다. 다만, 한 지역에서 영화제를 며칠 동안 개최를 하면 록 다운이 될 수도 있고, 확진자 발생 위험이 있어 지역과 장소를 분산시켰다. 그래서 밀집된 공간에 짧은 시간이 아니라, 3월부터 8월까지 분산하여 한 달에 한 번씩 두 번 상영하고, 7개 장소에서 밤에 두 번 상영을 하였다. 또한, 극적인 요소들을 고려했고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보름달이 열리는 날에 상영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특히, 올해 영화제를 개최하며 많은 교훈을 적용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다른 영화제를 보더라도 역사적인 공간, 다양한 장소에서 영화제를 개최한 바 있다. 저희 또한 쇼핑몰에서 영화제를 진행한 적이 있다. 2022년은 야외 공간 및 야외에서 쓸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극장 문을 다시 열었고 수용객은 75% 정도가 된다. 우리가 야외와 실내 모두 개최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일정도 바꿨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3월 초가 아닌 중순에 맞춰서 영화제를 개최하고자 한다. 달빛 아래에서 역사적인 공간, 유적지, 야외 등 여러 곳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팬데믹 아니면 생각 못할 아이디어였다. 결과적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영화제를 개최해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콘셉트의 영화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비춰봤을 때 미래의 영화제 모습은 낙관적이다.

 

ⓒ 강릉국제영화제

― 벤자민 이요스 칸영화제 감독주간 프로그래머

2020년 칸영화제는 개최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5월에서 7월로 영화제를 연기했다. 다행히 영화제를 개최할 수는 있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영화를 선보이지 못했지만, 대면 영화제를 개최하고 칸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프랑스의 경우 영화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지원을 해주는 보조금이 있다. 특히, 극장 운영에 있어서 전반적인 재정을 지원해주는 지원금은 매우 중요하다. 이로 인해 극장들이 문을 닫지 않고 계속 운영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일부 극장이 서울에서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깝지만 모두가 긍정적으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험과 교훈을 통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거라 생각한다. 물론, 사람도 중요하다. 프랑스에서도 관객들이 천천히 영화관으로 돌아오고 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인더스토리가 중지됐지만,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대형배급사들은 관객들이 오지 않을까 주저하고 있고 관객들은 큰 영화를 기대하고 있다. 개봉하는 영화들이 줄어들고, 보조금도 줄어들고 있지만, 영화제작자체는 멈추지 않았다. 물론 데미지가 있고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칸영화제는 인터넷 플랫폼에서 개최하고 싶진 않기에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제도 극장에서 영화를 봤지만 그런 경험과 순간이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계속해서 지금 시간을 잘 견뎌야한다."

 

―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 강릉국제영화제

피렌체한국영화제는 이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영화제이다. 사실 해외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한국 영화제라고 할 수 있고, 내년에 20주년을 맞이한다. 한 국가에서 영화제를 개최하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개최가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 지역별로 방역지침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영화제를 개최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최대한 정상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극장 상영을 최소한으로 하여 수용인원을 450명에서 190명 정도의 좌석을 채울 수 있었다.

2022년에는 과거처럼 대면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물론, 온라인 개최를 열어본 경험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크고 긴나라인데 서로 이동이 오래 걸리고, 북부에서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볼 수 있다. 극장에서만 영화를 상영하게 되면 피렌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없다. 영화란 계속해서 변해왔다. 스크린에서 사운드 없는 영화를 즐겼고 사운드가 입혀지게 됐다. 싫다 비평하던 사람들이 있었고 그러면서 흑백에서 칼라로 전환이 있었다. 당시에 또 어떤 영화를 비판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온라인이라고 하는 것은 영화의 자식이라고 생각한다. 다 영화에서 파생한 것이다. 그래서 영화라는 건 우리가 즐기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코아르CoAR 문건재 기자, ansrjswo@ccoart.com]

문건재
문건재
《코아르》 운영위원 및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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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0 20:3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