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 미국 아카데미 수상작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와일드', '데몰리션' 등을 연출한 캐나다 영화감독 장 마크 발레(Jean Marc Vallee)가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27일(현지시간) AP통신,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전날 담당 에이전트 범블 워드는 발레 감독이 캐나다 퀘벡 외곽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장 마크 발레는 지난 십수년 간 매슈 매코너헤이, 리스 위더스푼, 니콜 키드먼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함께 작업하며 아카데미를 비롯해 유수 영화 시상식에 수 차례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 인정을 받았다. 특히, 에이즈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 미국 남성 이야기를 담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이 그의 대표작이다. 2013년 개봉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돼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분장상을 챙겨 3관왕에 올랐다.
휴대용 카메라를 통해 자연광을 담는 촬영 기법을 즐겨 쓴 장 마크 발레는 배우에게 대본과 장소 등에 얽매이지 않고 연기를 펼칠 자유를 줬던 감독이라고 에이피는 전했다. 도보여행을 다룬 영화 '와일드'(2014년) 촬영 중 발레 감독은 주연 위더스푼과 미국 서부연안 트래킹 명지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곳곳을 자유롭게 누볐다고 에이피는 설명했다. 그는 영화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배우는 어느 곳이든 원하는 데로 갈 수 있다"며 "이런 자유가 서사와 감정, 인물에 무게를 더 해주기에 너무 간섭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마크 발레는 이후 위더스푼과 HBO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Big Little Lies)로 2017년 방송계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 8관왕에 올랐다. HBO측은 성명을 통해 "발레 감독은 영민하면서 지독하게 영화에 전념했던 감독으로, 매 장면에 깊은 감정적 진실을 불어넣는 경탄스러운 재능의 소유자였다"고 추모했다. 그와 함께 영화를 제작해온 네이선 로스는 "발레 감독은 창의성, 진정성, 새로운 시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서 "진정한 예술가였고, 아량 있고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