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th JIFF] '2021 전주 컨퍼런스',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 ①
[22th JIFF] '2021 전주 컨퍼런스',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 ①
  • 문건재
  • 승인 2021.05.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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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국제영화제
ⓒ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첫선을 보이는 전주컨퍼런스의 세션1: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이 5월 4일 (화) 10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과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은영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대표,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 오기환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 이희주 콘텐츠웨이브(주) 정책기획실 실장이 참석했다.

세션1: 한국 영화산업 대표 대담은 '영화의 미래: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국 영화계의 리더들이 급속도로 변하는 혼란의 시기에 지금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 콘텐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분석과 제언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한국 내 OTT의 방향성 설정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제언, 코로나 이후에도 OTT가 주류가 될 것인지, 한국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본질적 문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김수현 전주프로젝트 팀장: 올해 전주프로젝트는 전주컨퍼런스를 처음 시작하면서 주제에 대한 많이 고민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영화인들과 함께 희망의 방향을 논의해보고자 '영화의 미래 우리는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라는 주제를 선택하게 됐다.

└김승수 전주시장 : 전주가 가장 지키고자 하는 것은 '전주다움'이다. 전주가 가지고 있는 색, '어려워도 용기를 내서 이 색을 잃지 말자'가 우리 도시가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방향 중의 하나이다. 전주국제영화제도 그 색을 잃지 않도록 우리 시민들과 함께 많은 분들이 지켜주셨다. 안타깝게도 전주를 포함해 경기 안산 등 4개 도시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실질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국제영화제가 가지는 정체성, 독립, 실험 등의 가치는 꼭 지키고 싶었다. 앞으로도 그 가치를 잘 지켜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년 후, 전주에 독립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영화의 전당, 전주독립영화의 집이 만들어진다. 많은 관심과 의견을 통해 대한민국 독립영화의 전당이 이뤄지도록 부탁드린다. 전주에서 영화 관련된 많은 담론들이 생성되고 또 치열한 토론을 통해서 방향을 잡아가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올해는 담론의 깊이와 넓이를 더 풍성하게 해보는 게 전주국제영화제의 책임감이다 싶어 처음으로 컨프런스를 런칭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영화의 위기라고 하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 '탈출해법이 있는지' 얘기해 볼 생각이다. 또 '점점 거대해지는 OTT(Over The Top)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온종일 붙들고 논의할 생각이다. 많은 난타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은영 모더레이터: OTT는 2021년에 콘텐츠 산업에 본격적인 변화를 리딩하고 있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영화는 '각자도생의 길을 걸을 것인지' '상생의 루트를 스스로 찾을 것인지' '협업을 하는 파트너가 있다면 파트너쉽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에 대해 복잡하고 예외적인 고민을 시작하게 되는 원년이 올해라고 생각한다. 첫 각자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현업에 담당하셨던 분들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겠다.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대표: 우선, 한국영화산업 분야별 동향 제작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현상만 보자면, 한국영화의 제작투자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멈춰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올여름까지 투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를 받기 위해 영화를 준비하던 제작사들은 대부분 OTT플랫폼의 시리즈로 바뀌었다. 오리지널 영화로 만들 기회를 찾기 위해 각자 프로젝트 기획서와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다니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오기환 한국영화감동조합 이사 ⓒ 전주국제영화제

└오기환 한국영화감동조합 이사 : 최근 쇼박스(showbox)가 <이태원 클라쓰>(2020)를 제작했다. 롯데시네마는 사극드라마 제작자 참여 등 드라마 강자로 거듭나면서 최근 디즈니 플러스와 제작 협약을 맺었다. 또 <경이로운 소문>(2020)의 유선동 감독은 과거 <미스터 주부퀴즈왕>(2005)을 연출 한 바 있다. 이렇게 OTT 관련한 작품을 연출을 한 감독들이 2018년 이후 40명 정도 된다. 이 변화가 올해 가시화된 것이 있지만 그전에 벌써 진행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영화스텝의 경우,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현상이 좋게 말하면 통합의 과정, 나쁘게 말하면 경계가 없어져 영화의 존재 자체가 흐릿해지는 혼란의 상황이다.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난 영화제 위원장이기 전에 영화 제작자이다. 조금 늦게 영화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늦은 나이에 영화를 만들면서 굳이 드라마를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 기획하고 있는 몇 개의 프로젝트는 시리즈물로 바뀌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것이 정확한 한국영화 제작의 현실인 것 같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 : 최근 극장에는 영화가 아닌 다른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다. 공연을 극장에서 상영하거나 게임 대관을 할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많아졌다. 원인은 코로나19 이후에 관객이 줄어든 게 가장 크다. 작년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데이터들을 많이 내놨지만, 작년 영화 관람객이 6천만 명이 안됐다. 2019년에는 심지어 관람객이 2억 2천만 명 정도였다. 2019년에 비해 74%정도가 줄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나라 영화업계가 극장 의존이 높았다. 매출의 75% 정도가 극장에 의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극장 매출이 줄어든 것은 영화업계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서 극장에 영화가 안 걸리고 있어 또 다른 콘텐츠로 생존 전략 찾고 있다. 영화가 돌아가지 않으면 배급뿐만 아니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선선한 구조가 일정부분 깨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 실장 : 작년을 돌아보면 OTT와 영화가 서로 간의 많은 관련성을 가지고 급변했던 기억이 있다. 넷플릭스가 극장 개봉을 주저하는 영화들을 사기도 했다. 그런 부분도 저희에게는 낯선 풍경이었다. 넷플릭스가 기획해서 만든 <옥자>(2017)와 달리 <승리호>(2020)는 (극장 개봉을 고민하는 시기에) 넷플릭스가 받아주는 것 같은 모양새로 거래가 됐다. 또 <승리호>가 졸지에 미국영화가 돼버린 모습도 경험했다. 웨이브의 경우, 작년에 영화제를 많이 열었다. 우선,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 OTT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한 것이 주요지 않았나 싶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작년에만 13개의 영화제가 웨이브와 함께 진행했다. 웨이브뿐만 아니라 영화제들도 사업적인 목적이 아닌 코로나19 상황에서 명맥을 잇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는 온라인 콘서트, 클래식 콘서트, 공연을 영상화하여 올리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콘텐츠 시청 형태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도가 있었다.

 

김은영 모더레이터 : 2017년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옥자>(2017) 이후, 올해까지 <낙원의 밤>(2019), <사냥의 시간>(2020), <콜>(2020), <승리호>(2020) 등의 작품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고 OTT에서 독점 공개가 됐다. 어떻게 보면 올해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된다'는 영화관주의가 무력화된 해가 아닐까. 코로나19라는 예외적 환경이 있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거라고 생각된다. 넷플리스 외에도 애플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등장하며 한국영화 제작과 산업에 끼치는 순기능과 부작용은 뭐가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

└오기환 한국영화감동조합 이사 : 2018년도 넷플릭스의 한국지사가 없을 당시 싱가포르지사 지역 담당 부사장한테 넷플릭스 전체 사업 비즈니스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 넷플릭스는 한국영화보다 드라마를 집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한국영화도 열심히 제작하고 있는 것을 보면 뭔가 변화가 생긴 거 같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애플TV, 디즈니 플러스, 카카오TV 등 많은 OTT가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에 내가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또한 OTT로 가게 될 확률이 높다. OTT로 모든 사람들이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절망적이다. 사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감독들은 '언젠가 극장에 내 영화를 걸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목표로, 그것을 위한 과정으로 생존을 위해 드라마로 가서 우회하는 중이라 생각한다. 영화산업, 업계의 성향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가 많은 것을 변화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창작자들의 생각은 '변하는 것에 대해서 굳이 저항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다. '영화란 섬'에 도달하기 위해서 파도를 타고 가고 있는 것이지 방황하거나 전향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라 생각한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 담당 : 시기적으로 보면 여러 단계들이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작품의 극장상영 여부에 따른 고민이 있었다. 굉장히 먼 과거 같은데 불과 몇 년 안 됐다. 전통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화의 1차 목표는 극장이었다. 또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극장에서 2차 시장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홀드 백(hold back)이 무너지면서 전통적인 영화산업 내에서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어쩌면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와 극장을 중심으로 한 영화산업이 공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서로 대체재 역할이 아닌 보완재 역할이 가능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극장을 자주 이용하는 관객이 종종 넷플릭스도 이용하고, 넷플릭스를 주로 이용하는 관객이 종종 영화관을 가는 상호보완 작용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오면서 이러한 생각이 깨졌다. 최근에 넷플릭스로 바로 직행하는 영화들도 생겼고, <서복>같은 영화는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상영하는 일도 있었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 담당 ⓒ 전주국제영화제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 담당 ⓒ 전주국제영화제

OTT 시장의 경우, 글로벌적인 시각으로 보면 미국 메이저 회사들은 자신들만의 OTT를 가지고 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워너브러더스는 HBO맥스를 통해서 전 세계 동시 개봉을 시도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스튜디오들도 자사 OTT를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국내에는 글로벌 사업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상황이 나타날 것이다. 국내 또한 나름대로 다양한 OTT들이 있다. 이렇게 OTT의 무한경쟁 시대가 펼쳐지게 되면, 특히 영화업계에서 기회가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이 늘어남과 동시에 제작 가능한 작품들이 많아지리라 생각해볼 수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국영화들이 전 세계에 소개되는 효과도 분명한 이점이다.

그런데 반대 입장에서 보면, 극장이라는 곳은 영화가 상영이 되고 일정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게 되면 영화를 투자한 쪽에서 나눠갈 수 있는, 수익률 자체가 커질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최근 많이 제작되고 있는 OTT 오리지널의 경우, 사전에 돈을 주고 제작하는 케이스와 이미 제작된 작품을 일정 부분 마진을 높여 사는 케이스가 있다. 이 두 가지만 놓고 보면 영화 한 편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 자체가 낮아지는 부분이 있다. 이것이 제도화되고 정착이 되면 영화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재투자되는 과정을 막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코로나19라는 일시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나 더 말을 하자면, 글로벌 OTT가 세계시장을 무대로 오리지널 경쟁을 하다 보니 국내 OTT는 확장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는 가입자 수를 증폭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서 오리지널 투자에 대한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부분도 다음에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 할 점이다.

 

김은영 모데레이터 : 글로벌 OTT가 가진 장점으로 인해 한국영화계에 대한 투자가 좋아진 점이 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CJ 같은 메이저에 대한 투자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다변화된 측면이 있다. 웨이브 같은 국내 OTT 입장에서 글로벌 OTT에 문제점이 무엇인지. 추가로 웨이브 같은 국내 OTT의 비전이 어떻게 되고, 한국영화 산업과 비교하면 순기능이 어떻게 되는지 의견을 부탁드린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 실장 : 현재 코로나19라는 환경이 있고, 글로벌 OTT가 전 세계로 확장되어지는 환경이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를 빼고 이야기한다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넷플릭스가 영화판을 흔드는 행위는 한국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는 그것을 촉진할 뿐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아니라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 산업은 일시적인 호환기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는 사실 호황기를 맞고 있다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플랫폼이 방송 쪽으로도 있고, OTT도 있다. 플랫폼 개수는 어마어마하게 많고, 플랫폼들은 콘텐츠가 필요하다. 계속 구입하고 제작하는 부분에 니즈가 있다고 본다. 다만,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하는 것과 웨이브에서 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웨이브가 영화를 몇 편 만들기도 했지만, 넷플릭스처럼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를 모두 하청해버리는 방향은 웨이브가 갈 수는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아직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희주 웨이브 정책기획실 실장 ⓒ 전주국제영화제

극장산업의 경우, 팬데믹을 힘든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OTT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경험을 하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불편한 진실이 되지 않을까. 코로나19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TV로 봤는데, 코로나가 끝나고도 사람들의 습관과 경험 등 이런 것들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TV로 보니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보니 영화비 절감의 효과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극장이 없어지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어떤 콘텐츠만 보려는 게 아니다. '콘텐츠', 그 자체만 보고 싶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부산에서, 웨이브에서 돈을 내고 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극장에서 볼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OTT를 통한 시청 횟수, 극장 관람객 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보는 횟수는 서로 간의 제로섬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OTT를 비난하지 않는다. 몸집 크고 자본이 어마어마한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국경 없는 인터넷 환경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 미디어의 위기이고, 궁극적으로 콘텐츠의 위기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콘텐츠의 일시적인 부흥기라 언급했는데 여러 플랫폼이 만약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인해 하나씩 무너져간다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적아지게 되고 결국 플랫폼이 망하면서 콘텐츠 산업도 상당히 위축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부분이다. 넷플릭스가 두려운 존재지만, 좋은 선생이라 생각한다. 결국, 대부분 넷플릭스를 따라 하고 있고 넷플릭스가 영화를 만들면 우리 또한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는 가입자 수가 2억 명이 넘어섰기에 어떤 영화를 만들어도 수익성 부분에서 문제가 없지만, 웨이브는 그렇지 않다. 가입자가 몇백만 수준이라 영화제작이 수익성 문제로 보면 버거운 부분이 있다. 아마 티빙도 같은 생각이라고 본다.

 

김은영 모더레이터 : 제작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글로벌 OTT의 경우에는 투자환경이 좋아지니깐 좋은데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0년 동안 영화 제작자들이 협상력에서 유지했던 지위 이를테면 이익분배에 대한 권리 이런 것들을 한국영화산업이 잘 유지했기 때문에 한국영화 산업이 지금과 같은 호황을 누린다고 본다. 넷플릭스와 작업을 했을 때, 작업 환경, 예를 들면 인권비는 많이 받지만 콘텐츠에 대한 권리 부분은 모든 것을 양도를 해야 하기에 영화 제작자들은 양날의 검이 있는 것 같다. 제작자 관점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대표: 코로나19를 맞이했고, 글로벌 OTT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상황은 좀 특별하게 역동적인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왜냐하면 한국영화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독 극장 매출 비중이 높았다 생각한다. 약 78%~80%까지 의지하고 있던 상황에서 수익은 잘나는 구조였다. 그래서 극장산업을 중심으로 하던 곳에서 투자를 하고 있고, 거기에 의존하면서도 호황을 누리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가 오면서 극장에 못가는 상황이 되니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유독 잘됐다. 그러면서 극장 상영용으로 만들어낸 텐트폴 영화들이 넷플릭스에 공급되기도 하고 한국 드라마 몇 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의 투자가 한국에 더 많아 지고, 더불어 한국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이 더 많아 졌다.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대표 ⓒ 전주국제영화제

차분하게 생각해 보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코로나19로 줄어든 것이 아닌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집에서 보게 됐다. 집에서 보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극장 돌아오고, 그때 돌아온 극장이 다른 극장이 되어 있지 않을까 예측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다. 다만, 한국이 극장 의존도가 높다보니 주로 CJ, 롯데, 메가박스에 의존해서 한국에 시장을 키워오고 역동적인 사업을 하다 침체되고 자본이 멈추니 위기임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풀릴 일이라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제작자 입장에서는 OTT라는 플랫폼이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미국 글로벌 OTT 입장에서 전세계 극장을 들고 다니면서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영화를 각 나라별로 분배하던 것을 일정 부분 자기들이 OTT를 가져가 OTT 플랫폼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것들을 통해 글로벌 OTT 몇 개가 독과점 형태로 남지 않겠는가 생각한다. OTT만 놓고보면 이미 선점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뿐만 이나라 국내 기업들도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승부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살아남기 위한 과정에서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투자의 거품들이 국내 영화 투자가 없을 때 제작자들에게는 약간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부정적인 측면은 글로벌 OTT가 어떤 플랫폼도 그 산업에 기여를 해야 된다 보는데 그 나라에 맞는 나라별로 국가단위에 정책이나 문화가 있습니다. 무작정 들어가서 시장을 늘려 장사를 하기 보다는 우리 극장뿐만 아니라 OTT방송 쪽에서도 기여를 해야 되지 않나.

 

ⓒ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전주국제영화제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OTT가 갑자기 부상되는 것에 대해서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라고 본다. 굳이 따지자면 사는 데에서 변수가 더 생겨, 방정식으로 따지면 2차 방정식에서 3차 방정식으로 온 국면이 아닌가. 그래서 3차 방정식으로 산업 환경이 바뀌었는데, 자꾸 2차 방정식 푸는 과정으로 보고 있지는 않나. 현재 극장도 그렇고 글로벌 국내 거대 OTT, 국내 소규모 OTT 프레임으로 보려는데 2차 방정식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러니깐 자꾸 앓는 소리가 나온다. 극장은 극장대로 관객이 없다고, 국내 OTT는 넷플릭스는 저렇게 덩치가 큰데 어떡하냐는 식의 소리가 나오는데, 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 중국을 보면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고 내적으로는 거의 통제에 들어갔다고 보기 때문에 극장이 열렸다. 중국은 2019년 극장 산업이 제일 컸다. 2020년 코로나 때문에 무너졌다, 이번 달 노동절 연휴가 들어갔는데 연휴 첫날과 이튿날 관람객 수가 2019년 관객보다 더 높게 나왔다. 다시 극장으로 사람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CGV의 경우, 배급사에 영화를 안 주냐고 앓는 소리를 하고, 4천억 가까운 적자가 났다고 하는데 그 정도 금액이면 한국영화 순 제작비에 버금가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러면 왜 CGV에서는 관객이 봐야 할 영화들을 다른 방식으로 쏘싱(sourcing)할 생각을 하지 않나. 양쪽이 같이 영화를 극장에 걸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텅 빈 극장을 보면서 창작자와 배급사는 어떻게 영화를 내놓냐 방식을 좀 더 고민했어야 하지 않나. 국내 OTT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가 거대 OTT라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넷플릭스도 비디오 대여 가게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현재 웨이브를 예로 들면 규모만 비교해서 시장의 안정성 갖고 있지 않나. 그다음에 넷플릭스하고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경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극장이든 국내 OTT든 모두 가장 큰 자산을 갖고 있는데 잘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국내 창작자의 경쟁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단적인 예로 넷플릭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미국시장을 제외하면 한국콘텐츠와 미국콘텐츠의 경쟁력이 거의 같다고 본다고 한다. 또 다른 예가 새롭게 출범하는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OTT가 국내에 와서 한국감독들하고 같이 작업하기 위해 많이 찾아온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에도 세 군데 대형 OTT에서 합작하자고 제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극장이나 국내 OTT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창작자원을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 고민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생각한다. 그러면 프레임이 여러 개 생긴다. 예를 들어 '글로벌 거대 OTT vs. 국내 OTT'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창작자들 플랫폼, 지금까지 플랫폼 사업자들이 창작자들의 IP를 다 가져가는 불공정한 상황이었다. '창작자 vs. 플랫폼' 프레임으로 들여다보고, '창작 환경을 어떻게 활성화해서 그 상황을 두고, 그 자원으로 극장이나 OTT가 자원을 어떻게 자기 자원으로 할 것인가' 고민을 해야 하지 않나.

한편, 2021 전주컨퍼런스는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다시 볼 수 있다.

[취재 문건재, ansrjswo@ccoart.com]

문건재
문건재
《코아르》 운영위원 및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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