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9월 개관‥"세계적인 박물관이 될 것"
[현장]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9월 개관‥"세계적인 박물관이 될 것"
  • 오세준
  • 승인 2021.03.2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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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 버추얼 투어(온라인 가상 투어) 및 기자간담회가 지난 23일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디렉터 겸 대표 빌 크레이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재클린 스튜어트가 참석했다. 버추얼 투어에는 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숍 회장, 설립 파트너 렌조 피아노도 함께했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 설립하는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은 영화와 영화 제작에 관한 모든 예술과 과학, 역사, 영화인, 아카데미 영화제에 대한 모든 자료를 총망라한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영화 박물관으로, 오는 9월 30일 개관한다.

빌 크레이머 대표는 "아카데미는 1927년에 창립됐으며, 창립 이래 영화 역사와 예술 과학에 관한 박물관 설립을 숙원 사업으로 여겨왔다"며 "지난 90년간 아카데미는 영화에 관한 다양한 소장품을 수집해왔다. 영화에 관한 모든 것들과 여러 영화 창작자들 소장품까지, 그리고 이런 소장품들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멤버들과 협업하고 있다. 아카데미는 전 세계적인 조직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박물관도 매우 세계적인 박물관이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프리츠커상 수상자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30만 제곱 피트 크기의 박물관은 몰입형 상설전과 특별전 갤러리,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갖춘 두 개의 극장, 특별 이벤트 공간, 카페와 상점을 포함한 7개 층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1,250만 장 이상의 사진, 25만 점의 영화 및 비디오 작품, 9만 1,000개의 대본, 6만 6,500장의 포스터, 13만 8,000점의 제작 예술품이 전시될 계획이다.

 

ⓒ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 겸 미국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사회 부의장은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영화가 가진 거국적인 힘을 지지하고, 영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점을 움직이고 높이며 변화시킬 수 있는 박물관의 임원으로서 참석하게 돼 기쁘다"고 인사했다.

이어 "아카데미 박물관이 전 세계 영화들과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우리에게 영화의 더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더없이 귀한 기회를 줄 것이다. 여러분이 어디에서 왔든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영화와 여러분들을 가깝게 연결시켜 줄 것"이며, "우리는 9월에 여러분을 맞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여러분이 아카데미 박물관에서 영화의 마술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버추얼 투어 내레이션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로라 던은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 대해서 "세계 최고의 영화, 예술, 과학을 총 망라하는 박물관"이라며, "1,000석 규모, 288석 규모의 극장이 내부에 위치해 있고 여러 갤러리를 통한 상설 및 특별 전시, 여러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스카상도 직접 만날 수 있다. 증강현실을 사용해 오스카상으 수상하는 체험도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한다. 특히 백인 중심(#OscarSoWhite), 여성 대표성의 부족, 최초의 흑인 오스카 수상자 해티 맥다니엘을 포함해 문제 있는 역사들을 고스란히 전시한다.

재클린 책임자는 "오스카상 트로피는 당연히 아주 멋있는 전시물이 맞다"라며 "TV에서만 볼 수 있는 트로피라 박물관에 오시는 관람객들이 보시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 외에도 '시민 케인' 소품, '오즈의 마법사'에서 루비가 박혀있는 신발도 소장돼 있다. 수백 가지가 넘는 소장품이 있어서 이 소장품을 보게 되면 영화를 만드는 멋있는 과정에 대해 느끼는 과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은 오는 4월 22일,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 진행되는 버추얼 프로그램은 '오스카상의 유리천장 깨기'(브레이킹 더 오스카 셀링)라는 제목으로 진행, 소피아 로렌, 우피 골드버그, 말리 매틀린, 버피 생테 마리 등 아카데미에 족적을 남긴 여성 예술가들과 함께한다.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개관 특별전으로는 일본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회고전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패밀리 데이'가 진행된다. 이밖에 박물관 전시에는 봉준호, 김기덕, 이창동 등 한국인 감독을 비롯해 이소룡, 이안, 구로사와 아키라, 미야자키 하야오 등 아시아인 감독들도 포함됐다. 전시에 대해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한다.

빌 대표는 "저희 박물관에서는 계속해서 많은 내러티브 영화, 실사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에 탐구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처음으로 시작하기에는 미야자키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작품 속에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은 매력적이고 생각을 자극하고, 또한 사회적인 임팩트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시작점으로서 아주 적절한 전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개관하는 만큼 방역 관련 대책도 세우고 있다. 빌 대표는 "관람객들의 안전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개관을 할 땐, 코로나19와 관련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적용할 계획"이라며 "티켓을 발부할 때 일정 시간을 두고 발부하거나, 수용 인원을 줄이거나 손 세정 등 위생에 관한 영역을 만들어 놓는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안팎에서 실제로 관람하지 못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버추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앱을 통해 여러 정보를 제공하고 갤러리와 연관된 부분도 있고, 앱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도 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박물관에 오시지 못하더라도 많은 것들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웹사이트에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은 추후에도 버추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제공한다. 재클린 스튜어트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는 "저희는 전 세계적인 박물관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전 세계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경험이나 교육, 대담은 전 세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는 전시뿐만 아니라 연구를 진행하며 의무를 다할 계획이다. 재클린 책임자는 "당연히 학술연구 부문에서 많은 기여를 하고자 한다"며 "여러 대학교수와 학생들이 와서 영화 역사를 배우시길 소망하며, 그것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박물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른 이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해를 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지금이 정말 그런 것이 필요한 때"라며 "공감과 관용, 혐오와 폭력에 대항하는 정신을 고취시켜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우리 박물관에서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빌 대표는 박물관의 중요한 사명에 대해 "어떤 전통적인 내러티브에 대한 도전, 전반적인 맥락을 제공하는 행위, 우리 영화 제작 커뮤니티 안에서 처우에 관한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시정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역사의 부분들을 함께 바라보고 함께 담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리고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우리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사명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오세준
《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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