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21일 개최‥"온라인NO, 단 1회 상영만"
[현장]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10월 21일 개최‥"온라인NO, 단 1회 상영만"
  • 오세준
  • 승인 2020.09.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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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9월 1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기존 10월 7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기로 했던 기간에서 10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로 일정을 조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추석 직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더욱 안전한 영화제 운영을 위해 부득이하게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용관 이사장은 14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25회 BIFF 공식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만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지금보다 험악해질 경우 취소해야할 것 같다"며 "온라인(개최)은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최'라는 것은 영화 상영 등을 극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비대면 사회의 유통망을 통한 소통 방식에 대해 보완을 해야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올해 영화제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온라인에 대한 미련을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영화제를 포기하고 칸2020이라는 이름을 붙여 선정작만을 발표한 칸국제영화제 측의 입장과 비슷하다. 이 이사장은 "저작권 문제라든가, 제작사의 의사 존중, 관객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기본적인 것을 지켜가야 하는데 상태가 나빠지면 (온라인 영화제를 하기보다는) 칸처럼 내년으로 넘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칸, 베를린과 같이 공유하면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다"며 유명 국제영화제들과 함께 영화제 진행 방식에 대한 소통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정된 날짜보다 2주 늦춰 10월21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축소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개회식과 폐막식, 레드카펫, 리셉션 및 각종 파티,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아주담담, 시네마 투게더 등의 오프라인 행사 및 소모임이 취소됐고, 아시아영화펀드, 아시아영화아카데미, 플랫폼부산 등의 교육 지원 및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취소됐다. 한 편당 1회씩 진행되는 초청작들의 극장 상영에만 집중하는 형식이다. 비즈니스 및 포럼 프로그램, 2020 아시아필름어워즈,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상영관 전 좌석까지 온라인 예매를 통해서 판매되며, 현장 판매 및 매표소 운영은 없을 예정이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약300편을 선정해 2~3회 상영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192편만을 1회씩 상영하게 된 것에 대해 "이런 상황(코로나19로 영화제를 축소하는) 예상해 192편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상하시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좋지 않아서 영화를 많이 튼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라고 판단했고 여러 상황 맞춰 영화 편수를 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베니스 영화제도, 최근 열리는 토론토 영화제도 마찬가지고 국제영화제가 다들 올해 선정작을 줄였다"고 밝혔다. 또 "피치 못한 상황이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며 "시뮬레이션 해봤더니 192편을 상영하면 영화의 전당에서 한번씩 트는 것이 가능할 수 있겠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에 따라 실내에서는 50명 미만, 실외에서는 100명 미만의 관객들을 대상으로 192편의 영화를 딱 한번씩 틀게 된다면, 만명이 조금 안 되는 관객들이 영화제를 통해 영화를 보게 된다.

남 프로그래머는 "해마다 (BIFF는) 2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데 이는 20분의 1에 해당하는 관객수"라며 "예년에 비해 적은 편수를 선정했지만 이 작품들이 하나하나 주옥 같은 작품이고 더 많은 관객과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렇게 안 돼서 안타까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92편의 상영작들 중에서는 극장이 아닌 영화제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작품들도 있기 때문에 영화제 이후라도 상영회 방식으로 상영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용관 이사장은 "어디까지나 영화제 이후의 상황이라서 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하겠다"며 "그 이후의 문제 진정으로 고민하고 있고, 어떻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비록 프로그램은 축소됐지만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여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한국계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 같은 영화제에서 넥스트 이노베이터상을 받은 '너를 데리고 갈게'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라 포르탈레사' '너를 정리하는 법',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 '사탄은 없다' 등이 상영된다.

또한 칸2020 선정작 23편도 상영된다. 그 중 아시아 영화로는 개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 가와세 나오미 '트루 마더스', 가와세 나오미의 '트루 마더스', 웨이슈준의 신작 '질주', 연상호의 '반도' 그리고 왕가위의 '화양연화' 복원판 등이 있다. 

이어 케이트 윈슬렛, 시얼샤 로넌이 주연한 '암모나이트', 배우 비고 모텐슨의 감독 데뷔작 '폴링', 디즈니와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소울', 덴마크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크의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썸머 85', 리투아니아 감독 샤루나스 바르타스의 '황혼 속에서', 은퇴의 기로에 선 수영선수 이야기인 '나디아, 나빌레라', 아니 에르노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단순한 열정', 에릭 로메르 풍의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생각하는 것', 사회파 SF 영화 '가가린', 지난 9월 앙굴렘 프랑코포니영화제에서 4관왕에 오른 '이브라힘', 늑대 인간 이야기 '테디', 스무 살의 여성감독이 연출한 '열여섯 봄', 충격적인 데뷔작 '비기닝' 등도 영화의 전당에서 볼 수 있다.

9월 베니스영화제에서 막 공개된 신작들도 대기 중이다.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끈'은 오픈 시네마로 초청됐으며, '수업시대' '태양의 아이들' '쿠오바디스, 아이다' '우리 아버지' '내일은 세상' '마깔루조 다섯 자매' '포식자들' 등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한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노랑 고양이' '이정표' '나의 엄마' '200미터' 등을 통해 아시아 감독들이 주목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더 나쁜 녀석들' '함께 하기 위한 준비들' '나르시스의 수난' '리슨' '비탄의 정글' '나의 사랑스러운 혁명가' 등 비아시아권 신작에 대한 기대도 높다. 여기에 아시아 신인 감독들과 한국 영화 실력파 신진 감독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특히 뉴 커런츠 섹션에서 처음으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미얀마 신인 감독들의 영화가 초청됐다.

한국 영화의 경우 장편 데뷔작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감독들의 두 번째 작품들이 돋보인다. 김의석의 '인간증명', 이환의 '어른들은 몰라요', 이유빈의 '기쁜 우리 여름날', 이충렬의 '매미소리', 윤성현의 '사냥의 시간' 등이다. 독립영화계에서 꾸준히 활약해 온 소장파 감독들의 신작도 있다. 윤재호의 '파이터', 박홍민의 '그대 너머에', 신동일의 '청산, 유수', 김종관, 장건재의 '달이 지는 밤', 이승원의 '세 자매' 등이다.

충무로 주류 영화계 작품도 라인업에 포함됐다. 김용훈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홍원찬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정진영의 '사라진 시간'과 같은 기존 개봉작, 이한종의 '대무가:한과 흥'같은 주류 영화계 내 신인 감독의 신작이 라인업에 포함됐다. 뉴 커런츠 부문에서는 단편영화로 실력을 쌓아 일견 작가의 길을 걸어온 이우정 감독의 장편 데뷔작 '최선의 삶',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 '휴가' 등도 선보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많은 좋은 영화를 많이 가져올 수 있었고, 메이저영화제 선정작, 수상작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 감독들, 그 중에서도 일본 감독들의 작품이 많다. 전 집행위원장은 "BIFF는 가능한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을 많이 초대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노력들이 반영된 결과라 보시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영화의 전당 5개 스크린에서 초청작 68개국 192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홍금보, 허안화, 서극, 조니 토 등 홍콩 거장 7명의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 홍콩 이야기'이며, 폐막작은 이누도 잇신 감독의 2003년 영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타무라 코타로)이다.

[영화웹진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오세준
《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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