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BIKY] 조현서 '겨울의 빛', 괜찮다는 작은 위로의 손길
[Interview] 제2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비키 유스 플러스 '한국영화 특별전'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서 공개되었고, 이제 극장 개봉을 준비 중인 <겨울의 빛>(2025)은 '조현서' 감독의 첫 장편 영화다. 고등학교 입시생인 주인공 다빈은 청각장애를 겪는 여동생, 종교에 의지하는 어머니, 가정폭력을 당하는 친구 정원, 관계가 불안정한 여자 친구 재은, 오래전에 집을 나간 형 등, 학생으로서는 모두 짊어질 수 없는 복잡다단한 문제들에 놓여있다. 그 와중에 찾아온 해외 교류 연수 프로그램의 기회는 이 모든 상황에서의 도피를 꿈꾸는 다빈에게 한 가닥 희망으로 다가온다.
<겨울의 빛>에서 눈여겨볼 수 있는 것은 주인공을 비롯한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는 감독의 시선이다. 영화는 다빈의 불행을 집요하게 따라가 전시하기보다는 각자가 지닌 불행과 사연을 존중하고, 그것들을 천천히 받아들이며 성장하려는 한 사람의 계기적 순간을 담아낸다. <살아남은 아이>(2017)와 <윤희에게>(2019) 이후 오랜만에 독립영화로 돌아온 '성유빈'을 비롯해, 최근 인상적인 독립영화들에서 활약한 '임재혁'과 '강민주'의 앙상블도 반가운 부분이다. 이들은 성장의 관문 앞에 놓인 청소년기의 불안함을 담은 얼굴로서 잊혀 있던 기억의 한편을 자극한다. 그 생경한 얼굴의 풍경을 기억하며, 제2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상영을 마친 조현서 감독과 작품 내외의 궁금증에 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민세 영화평론가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첫 장편 <겨울의 빛>이 공개가 되었고, 대상 수상을 하셨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감회가 어떠한가.
조현서 감독
수상에 대한 예상이나 욕심은 전혀 없었다. 프로덕션에서 영화제 공개까지의 여정을 잘 밟아왔는지, 스스로 떳떳한 감독인지 등을 복기하느라 정신없는 찰나에 소식이 전해져서 당황스러웠다. 기분이 정말 좋은 것은 사실이다. (웃음) 무엇보다 같이 참여했던 배우, 스태프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김민세
첫 장편으로 방문한 영화제는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는가.
조현서
배우와 함께한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정원 역할을 맡은 임재혁 배우는 이전 <빅슬립>(2022)에서 연기하신 경력이 있지만, 영화제 행사에 참여한 것은 <겨울의 빛>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임재혁 배우와 함께 처음을 만끽한다는 기분으로 영화제 행사에 참여한 것들이 재밌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반면 성유빈 배우는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고 워낙 프로페셔널하니 현장에서도 의지를 많이 했는데, 영화제 행사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김민세
성유빈 배우와의 작업은 어떠했나. 아역 시절부터 그의 연기를 종종 봐왔고,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소년성이 더 부각되고 잘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조현서
캐스팅 이전에 연기 경험이 많은 배우를 쓸지, 경험이 없는 배우를 쓸지 고민하던 기간이 있었다. 고등학생 주인공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얼마큼 라이브하고 정제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경험이 많은 배우들은 캐릭터를 대할 때 감정적으로 거리를 둘 것 같고, 해석을 적극적으로 할 것 같다는 걱정 내지는 편견이 있었던 건데. 그 와중에 성유빈 배우를 만나면서 기존의 편견이 깨지게 되었다. 카페에서 단둘이 만나 대화할 시간이 있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고등학생 같으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성숙해 보였다. 감독과 배우의 만남이라는 다소 경직된 관계 안에서도 깊숙이 들어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것이 배우라는 직업이 갖고 있는 색깔이고 내가 감독이라는 직책에 짓눌려서 색안경을 끼고 재단하려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도 내가 현학적이고 오해석이 들어갈 만한 말들,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는 디렉션을 할 때도 간단히 정리해 주고 직관적으로 흡입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면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김민세
임재혁 배우의 캐릭터도 눈길이 갔다. 거친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에 안쓰러운 눈길로 보게 된다고 할까나. 앞서 말한 것처럼 청소년의 방황이라는 비슷한 소재를 가진 <빅슬립>에서 조연으로 연기하신 경력도 있다.
조현서
정원 역 오디션에 있어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얼굴들로 진행했다. 시나리오에 적혀 있는 것은 날티나고 우락부락한, 아이한테 어떤 한마디를 건넸을 때 바로 공포의 감정을 선사해 줄 수 있는 그런 인상의 캐릭터였다. 실제 임재혁 배우는 고등학생 때부터 운동부 생활을 했다고 알고 있다. 오디션 끝나고 스몰토크를 할 때는 긴장이 풀려서 웃으면서 대화했는데, 생각했던 날티나 정제되지 않은 사춘기의 폭력성을 지닌 인상은 아니었지만 이런 매력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눈에 밟히는 매력이 있었다.
캐스팅 후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있어서 성유빈 배우는 시나리오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을 통해 토의하는 식으로 흘러갔다면, 임재혁 배우는 대사 하나하나를 나와 이야기하고 싶어 하더라. 본인은 걱정이 되어서 그런 거라고 하지만 그것 또한 배우가 가진 색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카페에서 만나서 드라이 리허설처럼 한 번씩 읽어보고, 본인이 한 번 더 읽어보겠다고 하고, 나중에는 한 번만 더 해볼 수 있냐고 사무실에 무작정 찾아오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서로 다른 색깔의 두 배우가 묶여서 틱틱거리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 재밌었다.
김민세
제목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함께, 영화를 어떻게 구상하고 시작하게 되었는지 묻고 싶다.
조현서
제목과는 별개로 겨울 배경의 영화를 찍고 싶었다. 다만, 제작 환경이나 현실적인 제반 상황으로 부딪히는 것들이 있어서 초겨울 늦가을쯤에 찍게 되었다. 시나리오 처음부터 이 제목이었고, 남들은 제목을 바꾸라는 말을 자주 했지만 결국엔 처음 제목 그대로 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세상이 병들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물론 세상이 힘든 것은 과거도 마찬가지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부유해진 지금 세상이 더 나아졌냐 따지면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계속 태어나고 자라나는데 도대체 성장이라는 건 뭔지 의문이 들었다. 물리적인 의미에서는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을 성장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나에겐 그 자연스러운 과정이 부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종종 성장 서사에서 아이들은 영웅처럼 묘사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성장이라는 말이 이상하고 이질적인, 혹은 특이하게 여겨지는 단어가 된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성장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아픈 세상 속에서 태양 빛이라는 거대한 자연물을 마주했을 때, 나만 아픈 게 아니구나, 이렇게 다들 조금씩 각자의 부분을 안고 살고 있구나, 그럼에도 내일 한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 같았다. 이런 것이 성장이 아닐까. 영화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종교나 인간관계 등도 어떠한 해답이 될 수는 있겠지만, 다빈이가 그 큰 자연물을 마주했을 때 어떤 죄책감과 혼란스러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성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논리나 섭리로 설명이 되진 않지만.
김민세
다빈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긴 하지만, 그를 둘러싼 서브플롯들이 많다. 청각장애를 겪는 여동생, 사정이 좋지 않은 집안, 친구 정원과의 관계, 여자 친구 재은과의 관계, 해외 교류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집을 나간 형 등. 많은 이야기들이 뒤얽혀 있는데 시나리오 과정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쌓아갔는가.
조현서
다빈은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다는 말이 폭력적일 수는 있지만, 비극적인 인물을 특이한 상황에 있다 말하기에는 모두가 각자의 사정과 서사가 있을 것이다. 비극을 다빈에게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다 보니 그런 식의 플롯이 나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빈이 없으면 진행이 안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자기 삶을 짊어지기도 버거운 한 인물이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이 사람도 내 짐을 들어줄 형편은 안 되겠구나’라고 깨닫는 과정이 이야기 구상의 출발점이었다. 누구에게는 각박하게 굴고 누구에게는 위안을 요구받는 여유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인데, 그 속에서 본인 스스로를 어떻게 챙겨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다빈의 핵심적인 정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민세
다빈과 정원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로 영화에서 소개된다. 전교권 학생으로 우등반에 있는 다빈과 일찍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정원은 다소 접점이 없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들이 함께한 과거가 어떠했을지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는 전사에 대해 들어볼 수 있을까.
조현서
지금의 완성본에서는 희석되긴 하였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배경은 재개발이 거의 마무리되는 신도시였다. 이전부터 동네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있는 반면에 동네가 급성장하면서 갑작스레 이주민처럼 들어온 구성원들이 있을텐데,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루려고 했었다. 하지만 특정한 동네를 이야기하기보다는 아이들 마음속에 찾아온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선택과 집중을 했다.
여자 친구 재은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에 갑자기 들이닥친 존재라면, 다빈과 정원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쭉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랐던 친구라고 생각한다. 학업 같은 면에서는 관심사가 달랐지만, 직접적인 대화가 오가지 않더라도 서로의 집안 사정에 대해 은연중에 느낄 수 있는 청소년기를 함께 보내오지 않았을까 싶다.
김민세
다빈과 정원이 학교에서 몰래 사물함을 뒤지다 창문 밖에 매달려 숨는 장면이 있다. 다소 갑작스러우면서도 이들이 견디고 있는 중력이 이들의 위태로운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었다. 그 이미지 자체가 강렬하게 다가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말부에서 인상적으로 반복된다.
조현서
수미상관의 구조를 떠올린 것은 맞다. 함께 창문 밖에 매달려 있을 때 정원이 여기서 어떤 친구가 똑같이 떨어졌었다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는데, 이런 것들이 이 인물들에게 자연스럽게 깔린 감정과 일상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정원의 마지막 선택 또한 별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민세
영화 전반에 있어서 갈등은 존재하지만 명확한 악인의 캐릭터는 없는 것 같다. 가령 목사의 캐릭터가 초반부에 다소 불안하게 다가왔는데 큰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웃음) 의도적으로 악인을 배제하려 하였나.
조현서
의도적인 부분이었다. 어떠한 특별한 사건으로 악인과 불행을 단정짓기보다는 개개인이 갖고 있는 결핍을 마주하려 했다. 연출적인 면에서 인물을 묘사할 때도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가거나, 인물이 과도하게 감정을 보여주는 것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다. 성유빈 배우에게는 절제하라는 말을 많이 했었고, 촬영감독과 콘티를 짤 때도 리얼하게 감정을 증폭시키고 설득하기보다는 관조하는 시선으로, 우리가 지닌 기억의 조각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이 영화를 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민세
‘관조하는 시선’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런 것이 드러난 구체적인 이미지가 무엇이 있을까.
조현서
일차원적으로는 핸드헬드나 클로즈업을 최대한 배제하고, 어떤 상황을 대할 때 풀샷 하나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씬들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촬영감독 또한 그런 것들을 받아들여 패닝이나 무빙, 달리 쇼트 등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해 주었다.
김민세
개발 지역에 관한 이야기가 희석되었다고는 하지만, 다빈과 정원 모두 동네에서의 도피를 꿈꾸는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빈은 싱가포르로, 정원은 서울로. 하지만 다빈이 집을 나가 살고 있는 형의 모습을 보고 도피가 가져오는 현실과 책임을 실감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조현서
다빈이 여동생 은서에게 동생이 태어나고 행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대사를 하지 않나. 둘이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다빈이 막내였던 시절 또한 있었을 텐데, 그때에는 행복한 시기를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버지가 살아있었고, 형이 집을 나가지 않았으며, 어머니는 종교에 심취해 본인의 마음을 달래기 급하기보다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있었을 시절 말이다. 다빈은 그 시절을 계속 그리워하며 도망친 형에 대한 원망을 키워갔을 것이다. 근데 막상 형을 마주했을 때 이 사람은 더 큰 책임이 있을 수 있겠구나, 내가 이 사람의 삶에 더 이상 끼어들 여지가 없겠구나 하는 당혹감 내지는 혼란스러움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이후에 형이 정을 떼는 의미로 돈봉투를 건네 줄 때도 슬픔을 느낄 겨를 없이 당혹스러움과 반항심 같은 것들이 차오르지 않았을까.
제목이 바뀐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시나리오 과정 이전의 구상과 트리트먼트 단계에서 ‘탈출’이라는 다른 제목이 있었다. 도시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든 구성원들에게 시스템에 따라가길 강요하는 면이 있을 텐데, 그 속에서 깎여 나가는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한 바깥에 노스탤지어를 느끼고 탈출을 꿈꾸겠다고 생각했다.
김민세
후반부의 장면, 다빈의 어깨를 토닥이는 재은의 손을 담은 숏이 인상적이었다. 연인 관계에서 위태로운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명확히 해결은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재은의 손이 인간 대 인간으로 전하는 위로로 보인달까. 카메라와 인물 간의 거리에 대해서 여러 고민을 했다고 말한 것처럼, 인물의 뒤에서 백샷으로 그 손을 프레이밍을 할 때도 비슷한 고민 안에서 이루어졌겠다고 생각한다.
조현서
신파로 빠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인물의 감정을 특별한 것처럼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계속 이어왔었다. 특히 이 결말에 대한 고민은 현장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한두 회차 때 촬영한 장면들이었는데. 이들의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다빈이 이 영화에서 마지막으로 겪는 사건은 무엇일까, 눈은 올까, 눈이 오지 않는다면 다빈은 그 상황에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 등, 오만가지 고민들이 있었다.
근데 돌이켜 보니 다빈은 어깨를 두들겨주는 것 같은 사소한 위로의 순간을 영화 내내 겪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원은 계속해서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하고, 형도 서로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고 각자의 인생을 살자고 선을 긋기도 하지만, 정작 되게 간단한 일일 수도 있는 위로는 받지 못한 거다. 그래서 내가 한 사람으로서 다빈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괜찮다는 한마디와 토닥임 정도가 최선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이 작은 위로조차 전달하지 못하면 단순히 한 사람의 불행을 전시하는 것에 그칠 것이다. 그래서 재은의 입과 손을 빌려서 그것을 이루어내고자 했다.
김민세
평소에 어떤 영화를 자주 보는지. 좋아하는 작품이나 작가들을 소개해 줄 수 있을까.
조현서
재밌는 영화는 모두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를 봐왔고, 린 램지를 가장 좋아하던 때도 있다. 요새 '린 램지'의 차기작 소식이 조금씩 들리는데 여러모로 기대 중이다. '션 베이커'의 <탠저린>(2015),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같은 작품들을 보고 이렇게 영화를 찍을 수도 있구나 하는 충격을 느꼈었고, 그런 의미에서 최근 작품으로는 <아노라>(2024)를 제일 많이 떠올리게 된다.
김민세
앞으로의 계획이나 다음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
조현서
배급을 준비하고 영화제를 한창 돌고 있는 과정이다 보니 지금 당장은 <겨울의 빛>이라는 프로젝트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시점이다. 이와 별개로 혼자서 시나리오를 작업 중이긴 하다. 스포츠 장르와 공포 장르의 두 가지 소재 안에서 구상 중이고, 이야기꾼으로서 어떻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실제 현실 세계에 흉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인데,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불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내일을 생각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고 작게 다짐하고 있다.
[인터뷰 김민세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