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퀴어 카멜리아상 수상…"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 감독의 시선"
'윤희에게', 퀴어 카멜리아상 수상…"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 감독의 시선"
  • 오세준
  • 승인 2019.12.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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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영화 '윤희에게'가 제2회 퀴어 카멜리아 부산(Queer Camellia Award Busan)에서 퀴어 카멜리아상을 수상했다.

퀴어 카멜리아상은 LGBTQIA+(성소수자)를 주제로 한 영화들 중 최우수작품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출품된 15편의 작품에는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자비에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등 쟁쟁한 후보작들이 있었지만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윤희에게'가 선택됐다.

양선우 한국퀴어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불이 켜진 후 심사위원들은 한참을 서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서로의 눈에 맺힌 눈물을 확인했고 가슴 속의 여운과 감정을 진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가슴 뛰는 경험을 했다. 그것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여성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영화라서 더욱 그러하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성적소수자의 혐오와 차별이 정점에 이른 지금의 현실에서 '윤희에게'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가시화 되지 않고 대상화 되거나 종종 무시되기도 하는 여성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감독의 시선이 느껴졌다. 비밀이나 숨겨야 하는 사랑이 되어 버린 퀴어적 서사와 사랑을 우정으로 에둘러 가지 않고 그렇다고 특별하다고 미화하거나 증명하지 않고 우리가 느끼는 바로 그 '사랑'이라는 감정을 올곧게, 오롯이 마주하게 한다"라고 평했다.

더불어 "퀴어영화는 주변적 존재들을 중심으로 데려와 살핀다는 데에서 그 의미가 있다. 영화가 결코 앞서가거나 서두르지 않고 윤희와 함께 천천히 걸어가듯이 '윤희에게'가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윤희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임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퀴어 카멜리아상 수상을 기념해 공개된 윤희와 쥰의 재회 스틸은 영화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윤희와 쥰의 모습은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설정 없이 따뜻하고 섬세한 위로를 느끼게 한다.

임대형 감독은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열렬히 사랑할 수 있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용감한 일이다"라고 의미를 알린 것처럼 이미지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전달한다.

한편,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 영화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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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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