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위에 세워진 더 킹:헨리 5세
넷플릭스 위에 세워진 더 킹:헨리 5세
  • 배명현
  • 승인 2019.10.28 0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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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남기는 문제
사진 ⓒ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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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헨리 5세>는 올해 부산에서 가장 뜨거웠던 영화가 아니었을까. 이 모든 게 부산 국제 영화제를 찾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 덕분일 것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한국에서 대대적인 인기를 얻은 그는 부산으로 수많은 팬들을 끌었고 단숨에 매진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땠을까. <더 킹>은 일종의 ‘도전’을 하고 있다. 최근 상업 영화 중에서는 흔치 않은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과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도전 말이다. 내게는 이 두 지점에서 영화가 어디로 가야 하는 지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방점을 찍고 보자면 영화는 너무 길었다. 영화관에서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을 버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플랫폼 아니겠는가. 드라마와 같이 중간호흡으로 끊어가지 않는 이상 관객이 티브이 앞에서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며 2시간 30분을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물론 넷플릭스의 모든 영화가 다 짧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지점을 공격하는 건 이 모든 장애물을 뚫고도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할 영화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킹>은 헨리 5세의 ‘캐릭터’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하지만 관객은 일차적으로 사건을 이해하는 데부터 애를 먹는다. 

오히려 관객을 이해시키기 위해선 영화의 러닝타임이 더 길어져야 할 것만 같지만 2시간 30분보다 더 늘어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넷플릭스의 입장에선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는 동시에 <글래디에이터> 확장판이 2시간 51분인 걸 감안해 본다면 전쟁사를 다룬 영화에서 두 국가의 갈등과 사건의 맥락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님을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더 킹>에 대한 아쉬움은 역시 남는다.

 

사진 ⓒ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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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의 연결과 캐릭터의 내면의 갈등이 온전하게 이어지지 않은 채 영화는 독주한다. 덕분에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객은 물음표를 띄우며 긴 시간을 연이어간다. 관객 평 중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은 건 이 때문일 것이다. 다만 전쟁을 앞둔 과정에서 서사의 고조와 전쟁 씬은 꽤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들이 있었다. 다만 이전 전쟁 영화에서 베껴온 것 같은 기시감을 주는 쇼트들이 많다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가져갈 수 있을까. 이 거대 기업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지구 곳곳에 송출하며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편리는 놀랍게도 작품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소비주의 내지는 감상주의로 빠지게 유도하는 잘 못 아닌 잘 못을 확장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전에도 영화를 홀로 있는 집의 BGM 정도로 생각하고 관습적으로 틀어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넷플릭스는 정기결제라는  압박으로 ‘집중은 하지 못하지만 틀어는 두어야 해’같은 독특한 풍토를 만들어내며 말이다. 때문에 퀄리티가 특별하지 못해도 ‘배우’를 믿고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작품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온전히 배우만을 믿고 가는 영화라고 폄하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새롭지 않은 카메라와 차별화되어 있지 못한 시나리오를 보고 있자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한계를 다시 한번 느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제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 tv+등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 몰려들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사진 ⓒ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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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CoAR 배명현 에디터, rhfemdnjf@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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