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고르 투베리'(Igort)
영화 <퍼펙트 넘버, 파이브>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스 포워드' 섹션 초청작으로, 이고르 투베리 (Igort) 감독이 연출했다.
<퍼펙트 넘버, 파이브>는 프랭크 밀러, 로버트 로드리 귀즈 감독의 영화 <씬시티>가 반사적으로 떠오르며, 고전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은퇴한 살인청부업자 '페피노'(Toni SERVILLO)가 아들의 죽음에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만화 작가, 삽화가, 수필가, 음악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고르 투베리'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다. 실제 그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디테일있는 연출, 챕터로 나눠진 구성, 조명과 색상, 우정과 배신 그리고 죽음 등 분명 만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70년대 이탈리아 영화들이 보여준 오프닝 크레딧과 같은 디자인의 타이틀 시퀀스, 그리고 비가 내리는 나폴리의 뒷골목을 조명한다. 페피노가 자신과 같은 살인청부업을 하는 아들에게 줄 총을 구매하지만, 그의 죽음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그의 복수의 시작은 아들에게 건네주지 못한 총이 은퇴한 자신의 손에 쥐어지는 순간 시작된다. 제1장 '나폴리의 눈믈'을 시작으로 제5장 '5는 완벽한 숫자다'까지. 친구 토토(Carlo Buccirosso), 리타(Valeria Golino)와 함께 총격전이 난무하는 격렬한 대결을 선보인다.
페피노는 아들의 복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노쇠한 그가 자신의 전성기를 떠올리는 동시에 한창 움직일 수 있는 기쁨을 느낀다. 이고르 감독은 여러 장에 걸친 구성을 통해서 빠르지 않은 속도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다룬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인물들의 관계를 다양하게 조명하며 더불어 상징직인 대사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영화 초반 한번도 나폴리를 떠난 적이 없다고 고백하는 그의 말에서 범죄자의 삶이 결코 자유롭지 못하며, 예측할 수 없는 위기들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그레이트 뷰티>를 통해 티키타카한(tiki-taka) 호흡을 보여줬던 '토니 세르빌로'와 '카를로 부시로시'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반전있는 '우정'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영화는 이탈리아 만화를 중심으로 감독 나름의 스타일을 감상하는 즐거음을 느낄 수 있지만, 다소 느슨한 전개는 관객으로 하여금 지루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배우들의 짙은 화장, 화려한 미장센, 격렬한 총격전,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한 <퍼펙트 넘버, 파이브>는 2019 베니스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