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th BIFF] '상어' 소녀의 발칙함
[24th BIFF] '상어' 소녀의 발칙함
  • 오세준
  • 승인 2019.10.1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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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어'(The Sharks, Uruguay/Argentina/Spain, 2019, 80분)
감독 '루시아 가리발디'(Lucía GARIBALDI)
사진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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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어>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섹션 초청작으로, 루시아 가리발디 (Lucía GARIBALDI) 감독이 연출했다.

<상어>는 루시아 가리발디(Lucía GARIBALDI)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이다. 그녀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2018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고, 2019 선댄스영화제에서 초연했다.

14살 소녀 '로시나'(Romina Bentancur)는 아빠가 고용한 사람들과 함께 해변 마을의 위치한 할머니 집의 조경 작업을 시작한다. 그 이유는 언니와 싸우다가 눈에 상처를 냈기 때문. 정작 로시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일이 끝나면 근처 해변에서 여유롭게 여름을 즐긴다.

 

사진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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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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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제목 그대로 '상어'에 등장과 함께 반응하는 영화의 분위기다. 영화 시작 로시나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해변에 이르러 바다로 들어가는데 그의 만류로 빠져나오는 그 순간 상어의 지느러미와 함께 영화 제목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로시나가 주목한 '상어'는 가족과 같은 주변인들의 불신과 반대로 마을 주민들은 관광지의 이미지나 어업 활동의 안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정작 위협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수면 아래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어의 존재는 마치 어떤 일을 꾸밀지 모르는 '로시나' 그 자체다.

로시나는 언니를 포함한 또래와 어울리지 않고, 혼자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내면에는 무언가 일으키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있다. 특히, 그녀가 좋아하는 호셀로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의 강아지 라오나를 훔치는 등 일련의 소동을 피우는 모습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순수함이 느껴진다.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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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녀의 성적 호기심, 사랑 등은 이 영화가 그려내고 있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이다. 여기에 게르만 노첼라 카메라 감독(Germán Nocella)의 빛이 가득한 여름을 담아내는 와이드한 숏과 로시나의 클로즈업 숏의 반복은 격정적인 순간을 불러일으키며, 'Fabrizio Rossi와 Miguel Recalde'의 레트로한 느낌이 가득한 일렉트로닉 트랙이 더해지면서 여름의 활기를 더욱더 극대화한다.

루시아 가리발디 감독은 로시나를 통해 여름 해변을 배경으로 10대 소녀가 느끼는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그려낸다. 결국 로시나가 호셀로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때 느끼는 좌절은 그의 배를 상어가 있는 곳으로 멀리 떠나보내며 통쾌함을 느끼는 한편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대해 씁쓸함이 보이기도 한다.

인물, 카메라 그리고 음악이 잘 조합된 시퀀스의 반복을 통한 전달하는 로시나의 감정은 <상어>가 이뤄낸 가장 큰 성취이다. 그리고 감독의 이러한 능숙한 묘사는 가족과 이성 사이에서 로시나 자신이 누구인지 내면을 탐구하는 모습을 통해서 나름의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비춰지며, 오롯이 그녀만의 스타일로 창조된 매력적인 작품이다.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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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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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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