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를 위한 '애도'
살아있는 자를 위한 '애도'
  • 오세준
  • 승인 2019.09.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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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보이' (펠릭스 반 그뢰닝엔 감독, 미국, 120분)
(주)이수C&E
사진 ⓒ (주)이수C&E

 

주인공 '데이비드 셰프'(스티브 카렐)는 자신의 업무 담당자를 마주하고 있다. 잔뜩 심각한 표정을 한 그에게서 슬픔과 비장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당연히 '일'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던 그의 업무 담당자. 그러나 그는 '일'이 아닌 약물 중독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의 아들 '닉'(티모시 샬라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영화 <뷰티풀 보이>는 실제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기자인 '데이비드 셰프'가 약물 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아들과 가족들의 10년간의 노력을 뉴욕타임즈에 솔직하게 기고해 출간까지 이어진 동명 에세이와 그의 아들 '닉 셰프'가 중독에서의 회복과 재발을 겪으며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진 ⓒ (주)이수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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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 단절감

<뷰티풀 보이>는 분명 '약물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약물의 제조나 유통, 피해사례 등 구멍 뚫린 사회안전망으로, '한 개인이 어떻게 마약에 중독되어 가는가'에 대한 사실적인 부분을 조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셰프와 닉을 통해 '약물 중독인 한 개인과 그를 둘러싼 가족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는 영화의 구성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난다. 셰프는 자신의 방에 걸린 어린 닉의 사진을 바라보며 자신과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하는데 순수하고 따뜻했던 기억은 약에 취해 대화조차 할 수 없는 현재의 닉을 통해 처참히 깨진다. 영화에서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단순히 과거와 현재 같은 시간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닉이 약물을 시작하기 전, 더 나아가 약물을 알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말릴 수 없는 세프의 후회를 나타낸다.

이러한 대조적인 방식은 '셰프와 닉의 실패'를 통해서 더 극명하게 보여준다. 아버지의 도움도, 엄마와 동생들의 응원도, 치료기관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약물 중독을 극복할 수 없는 상황. 이러한 닉의 반복되는 실패는 집에서 가출하고 부모로부터 도망치는 비극적인 상황으로 이어진다. 셰프 역시 이러한 자신의 아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기 위해서 비슷한 처지의 또래 아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거나 심지어 직접 약물을 복용까지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계속해서 멀어져 가는 닉 앞에서 허무할 정도로 무의미해진다. 가까워졌다고 느낄 때, 괜찮아졌다고 생각할 때, 셰프와 닉은 더욱더 멀어진다. 지나친 약물 복용으로 손상된 닉의 신경은 아버지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사화와의 관계, 자신을 둘러싼 모든 관계의 단절을 의미한다.

 

사진 ⓒ (주)이수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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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잎들이 둘러싼 셰프 가족의 집에는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밝은 빛이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나 닉의 존재는 집이 지니고자 하는 분위기를 끊임없이 망가뜨린다. "형은 옛날 그대로야"라는 닉의 동생의 말은 결국 응원하러 오기로 약속한 수영대회날 닉이 가족이 없는 집에 몰래 들어가 돈이 될 것을 찾아 달아나는 순간 소멸한다. 이렇듯 영화는 단순히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닉의 모습보다는 중독된 자신이 어떤 일을 벌이고 있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들, 그것이 결국 어떤 비극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했던 가족과 어떤 이별을 맞이하게 하는지 '관계의 단절'로 보여준다.

 

It's goona be good

<뷰티풀 보이>는 약물 중독으로 비극적인 삶을 맞이한 닉을 통해서 현재 미국 사회가 가진 마약에 대한 문제를 전달하고자 한다. 즉, 마약을 사용하거나 끊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사용하는 한 개인의 미성숙함이나 잘못된 행태만으로 보지 않고, 친구나 이웃, 가족이 겪는 슬픔과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함께 해결해 나아가야 할 문제임을 강조한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따뜻한 톤으로 유지하려 했던 감독의 의도 역시 포기하지 않는, 분명히 극복할 수 있는 응원처럼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 (주)이수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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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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