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재도약, 정상화 그리고 넷플리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재도약, 정상화 그리고 넷플리스"
  • 오세준
  • 승인 2019.09.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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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 부산국제영화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기자회견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기사회견에 참석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큰 폭의 조직개편과 인사 개편을 했다. 작년 표현대로라면 수술하기 어려운 몸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감행한 격이 됐다. 갈등이 많았다. 현재도 남았고, 그런데 그 갈등은 충분히 있을수 있는 정도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올해 영화제의 결과로 나타날 것 같다. 오히려 조금은 그런 해결이 갈등의 부분을 넘어서는 게 예상보다 빨리 오는 거 같아서 기쁘게 준비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가 끝나면 그런 부분들이 대부분 치유될 것이고 내년을 준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85개국에서 303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그 중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150편이며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출신 노르무캄베토프, 리사 타케바 감독의 공동 연출작 '말도둑들.시간의 길', 폐막작은 우리나라 영화 '윤희에게'(임대형 감독)다.

특히, 개막작과 폐막작 모두 신인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 섹션 출신 감독들의 작품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카자흐스탄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은 2015년 '호두나무'로 뉴커런츠 상, 임대형 감독 역시 2016년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뉴 커런츠 부문 넷팩상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올해는 지역 구분을 뛰어넘어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이콘 부문이 신설됐다. 영국의 켄 로치, 팔레스타인의 엘리야 슐레이만, 이탈리아 마르코 벨로키오,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폴란드 아그네츠카 홀란드, 그리스 코스타 가브라스, 프랑스 올리비에 아사야스, 캐나다의 아톰 에고얀, 자비에 돌란 등 거장의 작품이 상영된다.

 

사진 ⓒ 넷플릭스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가 메인 섹션 중 하나인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티모시 샬라메와 조엘 에저튼이 주연을 맡은 '더킹: 헨리 5세'가 해당 작품이다. '더킹: 헨리 5세'의 배우들과 감독은 직접 내한해 부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넷플릭스 영화의 초청에 대해 "부산은 베니스처럼 친 넷플릭스는 아니지만, 상영관 업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넷플릭스 영화를 배척하는 입장은 아니다. 영화가 좋으면 초청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런 맥락에서 (넷플릭스 영화인)'더킹:헨리 5세'도 초청했다. 할리우드와 한국처럼 멀티플렉스망을 가진 지역보다는 상대적으로 반대 환경에 놓인 유럽에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활성화가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다. 그것에 대해 보수적이면 미래에 대해 현명한 대처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 검토 단계지만, 베니스 영화제의 제한된 경우처럼 예술 영화를 많이 제작하고 배급하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업 관계를 맺어 영화제 상영의 경우 멀티플렉스로 배급되지 않는 아시아 영화들을 영화제 기간부터 보여주고, 배급하고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다"라고 알렸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는 '더킹: 헨리5세', '글로리아 먼디'(로베르 게디기앙 감독),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커밍 홈 어게인'(웨인 왕 감독)까지 4편이 상영된다.

그 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거사와 무역 관세와 관련한 한일 분쟁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던 만큼 일본 영화 초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수상자 선정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서 지난해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1순위였고, 작년에 모시고 싶었는데 작년에는 신작인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파리에서 10월 말 촬영을 하게 되면서 부산에 오고 싶었지만 못 왔다. 올해 확실하게 고레에다 감독에게 아시아 영화인상을 주자는 게 개인적 생각이었고, 선정위원들과 논의하며 확정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정치적 색깔이나 악화된 한일관계와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일본 정권에 비판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의식한 발언이다. 이어 전 집행위원장은 일본 영화 초청이 한일 분쟁 시국 전인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이뤄진 것이라며 일본 영화 초청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지나치다"고 표현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행사는 해운대 해변에서 하던 일정을 모두 영화의전당으로 끌어왔다. 이용관 이사장은 "영화의전당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잘 아시듯이 영화제 때 잠깐 바싹 쓰기는 하는데 '365일 뭐하느냐' 하는 궁극적 질문에 봉착했다"면서 "인지도도 낮고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공간이 돼버리고 말았다. 극복해야하는 것이 부산영화제가 해야하는 일이기도 해서, 큰 마음을 먹고 옮겨와보자 했다"고 밝혔다.

한국 상업 영화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전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의 오늘' 섹션에 새로운 영화들을 소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상업 영화에 대한 배척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국내 주류 특히 새 영화로 국내 주류 영화가 부국제 참여하지 않는 이상한 풍토가 바뀌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겼다"고 말했다.

국내 상업영화의 부산국제영화제 진출작들이 프리미어 상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은 말이었다. 

전 집행위원장은 "해외 영화제는 자국의 영화도 프리미어로 상영한다. 우리도 코리안 파노라마가 있는데 이미 본 영화들을 뒤늦게 보여준다. 국제영화제인데 한국 영화를 프리미어 상영하는 경우가 없다. 베를린영화제에서도 독일 영화 파노라마 섹션은 전부 새 영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그 부분은 고민해야 한다.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고,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 전에 추석 시즌에 개봉하고 싶은 영화들을 어떻게 부산에 가져올 수 있나.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떻게 한국 영화가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한 훌륭한 장소가 될까 고민해야겠다"고 고민을 밝혔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3일(목)부터 12일(토)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등 6개 극장 37개 스크린에서 상영한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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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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