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th BIFAN] '테스와 보낸 여름' 따사로운 여름 휴가
[23th BIFAN] '테스와 보낸 여름' 따사로운 여름 휴가
  • 오세준
  • 승인 2019.07.03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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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My Extraordinary Summer with Tess, 2019, Netherlands)
감독 '스티븐 바우터로드'(Steven Wouterlood)
포스터 ⓒ IMDb
포스터 ⓒ IMDb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My Extraordinary Summer with Tess)은 네덜란드 감독 스티븐 바우터로드(Steven Wouterlood)의 첫 장편 영화로, 올해 제69회 베를린 영화제(KPlus Generration 섹션)에서 초연을 했으며, 'International Emmy Kids'(International Emmy Kids Awards)와 'TIFF Kids'(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Kids)를 수상한 작품이다. 또 제59회 즐린 어린이 국제 청소년 영화제에서 최우수 어린이 영화상(ZLIN FILM FESTIVAL)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패밀리존' 섹션에 초청됐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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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Sonny Coops Van Utteren)과 그의 가족은 네덜란드 테르스헬링(Terschelling)섬에서 여름 휴가 보내는 중이다. 그는 엄마와 아빠, 형 모두가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외로움을 버티는 훈련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매력적인 '테스'(Josephine Arendsen)를 만난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삼은 그녀를 돕기를 결정한다. 비밀스러운 계획을 준비하는 두 사람. 테스와 함께 떠나는 모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발견한 삼은 결국 다가올 슬픔을 대비하는 자신의 연습이 쓸모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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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시작은 상당히 흥미롭다. 바다와 땅의 경계라 할 수 있는 바닷가에서 어린 꼬마 '삼'이 구멍(마치 그의 무덤으로 연상되는) 안에 들어가 있다. 따스한 햇볕과 시원한 파도 소리, 휴가를 즐기는 듯한 많은 사람들이 채워진 스크린과 상당히 동떨어진, 대조적인 느낌이다. 기저에 알 수 없는 우울감이 깔린 듯한 그의 모습을 통해 시작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아빠와 형이 같이 놀자며 그를 부른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듯 그들에게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가 왜 끊임없이 '죽음'과 '삶'에 대한 고민을 하는지 궁금하게 한다. 특히, 이 영화의 전개가 아름다운 영상미와 반대로 불길한 느낌과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을 택한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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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테스를 통해서 삼이, 삼을 통해서 삼의 가족이, 그들을 통해 여러 인물들이 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는 관객들까지 불신이 아닌 오해(missunderstand)를 하는, 적은 양의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에 대한 이유를 찾는 주인공의 여정을 관객이 전지적 시점이나 주인공 시점이 아닌, 또 관객들이 반 박자 정도 늦게 따라오도록 차이를 주며 진행시킨다. 이 차이는 인물들을 이해하기 위한 관객들의 생각과 감정이 채워지는 공간이며, 80분 동안 그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장치이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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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인 '테스와 보낸 여름'(My Extraordinary Summer with Tess)에서 알 수 있듯 '테스'(Tess)는 이 영화를 끌고가는 강렬한 존재이자 사건의 중심이다. 죽음 뒤에 오는 외로움과 고독을 고민하는 소년 '삼'은 “마지막 공룡이 죽었을 때 어땠을 것 같아?”라는 꽤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해답은 테스가 자신의 존재를 모르는 아버지와 가까워지는, '가족'이라는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모험과 가족이 다 떠난 후 밀려올 '외로움'을 대비하기 위한 훈련을 통해 찾는다. 다시 말하면 처음부터 멀어졌던 관계(테스)와 벌써 멀어질 것을 예감하는 관계(삼)의 충돌, 그들이 각각 자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끊임없이 교차하여 보여줌으로써 결국 '함께'해야 하는 삶 그리고 '함께' 더 많은 추억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그의 훈련은 테스와 같이 늘 누군가를 만날 때 멈춘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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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약속을 제치고 집을 몰래 빠져나와 외로움을 버티는 마지막 훈련을 하던 도중 겟벌에 발이 끼는 사고를 당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고의로 '혼자'인 상태를 만들어왔다면 이 사고는 예기치않은 갑작스럽게 '홀로' 남은 상태다. 두려움, 무서움, 죽음에 대한 공포가 파도와 함께 그에게 밀려온다. 그야말로 '마지막 공룡'의 모습이다. 해안가 근처에 홀로 사는 노인으로부터 다행히 구조를 받은 삼. 아내를 잃고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그에게 자신의 질문의 진정한 답을 얻는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떠오르는)

 

사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사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모래 언덕과 거친 들판, 드넓은 바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삼과 테스. 네덜란드 테르스헬링섬의 멋진 자연을 담아낸 영화는 시각적인 효과를 주는 동시에 두 주인공의 여행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며, 화면 속에서 부드럽게 부는 바람이 느껴지듯 따스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또 삶과 죽음, 가족과 친구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감독은 동화 같은 아름다운 공간 속에 순수한 아이들을 배치해 영화의 균형을 맞춘다. 특히, 삼이 훈련하는 황량한 해안선과 삼과 테스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들판의 길은 수직과 수평을 동시에 이룬다. 마치 어느 한 교차점을 이루듯. 특히, 삼과 테스를 맡은 어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이 영화가 가진 가장 매력적인 부분으로 그들의 얼굴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 지 그들의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공감과 즐거움을 전달한다. 네덜란드 작가 '안나 울츠'(Anna Woltz)의 소설을 바탕으로 가족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사진 ⓒ FilmFree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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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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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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