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장르의 경계를 초월한 영화가 재창조되는 방식이란
[Interview] 장르의 경계를 초월한 영화가 재창조되는 방식이란
  • 이현동
  • 승인 2024.05.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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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포르투갈의 시네아스트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João Pedro RODRIGUES)의 영화는 장르를 거침없이 횡단한다. 그의 영화는 단순히 형식으로 규제되지 않을뿐더러 동시대 트렌드를 차용하지 않는 전투적인 경향을 지닌다. 그는 픽션과 논픽션 사이, 서사영화와 실험영화 사이, 포르투갈과 동양이라는 멀리 떨어진 장소 사이를 종횡무진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의 영화를 작동시키는 원리는 무엇일까. 한편으로, 독재정권에서 벗어난 포르투갈이 소유한 자유로움과 정서, 그리고 영화사적으로 논의되는 포르투갈의 훌륭한 감독이 그의 영화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복을 거부하며 매 순간 새로운 영화를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은 계속해서 기대감을 심어준다.

안타깝게도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은 시네필들에겐 잘 알려졌지만, 그의 영화는 영화제가 아니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현재 Dafilms에서 대표작들을 제법 스트리밍하고 있기는 하다). 다행히 작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도깨비 불>과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이 소개되었고, 올해 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했던 포르투갈 영화제에서 한국 관객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였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을 찾아 인터뷰를 나눴다. 그가 강조하고 있는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영향력을 보이는 몇몇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João Pedro RODRIGUES © Fema

이현동 영화평론가

작년에는 <도깨비불>(2022),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2022)로 전주에 방문하였고, 올해는 심사위원으로 왔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전주에서 심사위원을 하는 것은 처음은 아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예전에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다른 것보다 전주 영화제에서 선택한 영화를 보면 다양성도 있고 급진성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큐레이션이 잘 돼 있는 영화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심사위원으로서 어떤 기준을 갖고 영화를 평가할 계획인가. 이번 국제경쟁뿐만 아니라 유독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있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일단은 심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심사하는 영화에 대해선 아직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늘 그렇듯 심사위원을 할 때마다 어떤 영화들은 특별히 다른 영화보다 더 좋은 영화가 있다. 나에겐 영화를 평가할 때 주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있다. 그것은 카메라 뒤에서 이 감독이 얼마나 강력한 관점을 가졌는지를 느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카메라 뒤에 있는 감독이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시네마에 대한 강렬한 관점이 보여야 한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좋은 영화가 하나 있다. 마티아스 피녜이로 감독 마티아스 피녜이로(Matías PIÑEIRO) 감독의 <너는 나를 불태워>(2024)이다.

 

ⓒ <이 거리는 어디에 있나요>(2022)

이현동 영화평론가

본격적으로 감독님의 작품 세계에 관한 질문을 하고자 한다.

감독님의 필모그래피를 보자면, 픽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와 같이 특정한 형식이나 규범에서 자유로운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감독님에게 장르란 어떻게 규정될 수 있을까.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무척이나 어려운 질문인데, 우선 나는 여러 장르로 영화를 연출한다. 영화사적으로 보면 각 장르는 장르만의 코드를 갖고 있다. 나는 그 코드를 차용해서 내 방식대로 좀 다르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를 갖고 영화를 제작한다.

개인적으로 내게 차이밍량은 굉장히 중요한 감독이다. 내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 그의 작품은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의 관점은 굉장히 정확하고,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다. 그는 독특한 영화 유니버스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지점에서 독창성을 갖고 있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다큐멘터리와 픽션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유념하는 것은 무엇이며, 이 둘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사실 큰 차이는 없다. 내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나는 다큐멘터리나 영화(픽션)의 경계를 서로 섞어서 쓰는 것을 좋아한다. 다큐와 영화가 차이가 있다면 예산상으로는 조금 적은 예산으로 찍을 수 있다는 점 정도다. 하나 더 첨언을 하자면 영화도 사실은 다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를 찍는 그 순간에 그 장소가 기록되고, 배우들 인생의 그 순간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영화는 다큐일 수 있고 모든 다큐는 또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 결국 만드는 감독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 TV 뉴스 같은 경우는 좀 객관적일 수 있지만 그것과는 다르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할리우드 영화를 많이 참고한다고 들었다. 가령 감독님이 뽑은 크리테리온 콜렉션 탑 10에는 '더글라스 셔크', '사무엘 풀러', '존 포드' 영화가 있다. 과거 「Sence of Cinema」와의 인터뷰에서는 "영화가 대중적인 매체라는 생각을 좋아한다"라며, "특정 관객을 위해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견해라면 할리우드 영화와 아트하우스 영화의 차이란 대중성이 아닌 것 같다. 어떤 측면을 가장 고려하고 영화를 만드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영화를 만들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과 최고로 영화를 만드는 것과 최대한 이야기를 잘하는 것이 목표다. 내가 탑 10에서 선정했던 영화를 보면 감독의 강력한 관점이 드러난 영화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대인 경우가 좀 있는 것 같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한편으로, 이번 제77회 칸 영화제에는 포르투갈 감독 미겔 고메스(Miguel Gomes)의 작품이 경쟁에 올랐다. 그는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Manoel De Oliveira)와 주앙 세자르 몬테이로(Joao Cesar Monteiro), 페드로 코스타(Pedro Costa)와 같이 포르투갈 영화의 전통처럼 여겨지는 명상적 이미지를 전승하는 감독 중 하나다. 언제부터 이러한 영화문법이 포르투갈을 특정 짓게 되었을까. 그리고 감독님의 영화에서 이들의 영향을 받은 작품은 없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미겔 고메스 감독은 나와 같은 세대이고 친하기도 하다. 그 외에 언급하신 감독도 다 아는 분들이다.

앞서 포르투갈 시네마가 어떤 영화 문법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각각의 감독들의 스타일은 다 다르다. 페드로 코스타, 미겔 고메스,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 등은 각각 자기만의 스타일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까 미겔 고메스가 칸 경쟁에 진출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감독 같은 경우도 독창성이 있기 때문에 선정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내게 영향을 끼쳤던 두 분의 감독님을 꼭 이야기하고 싶다. 내가 다녔던 영화 학교의 교수님이셨는데, '안토니오 헤이즈'와 '파울 허셔'다.

 

ⓒ <두 유랑자>(2005)

이현동 영화평론가

초기에는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와 이미지와 대사가 연결되는 서사 영화가 있었다. 가령 <This is My Home>(1997), <엑스포로의 여행>(1998)과 같은 다큐멘터리, <유령>(2000), <두 유랑자>(2005)와 픽션 영화에서 급진적인 형식의 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나는 픽션 영화를 찍다가 다큐멘터리로 가는 것을 좋아하고 또 장편을 찍다가 단편으로 찍는 걸 좋아한다. 다양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영화에서 다양성이 있고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는 했던 방식을 반복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This is my home>은 파리에서 거주하는 이민자의 삶, 그리고 고향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나는 부부의 삶을 번갈아 조명하는 영화다. 이때 시간과 공간을 왕복하는 데에는 차량이 동원된다. 이 영화를 비롯한 <마장>과 같은 작품도 그렇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This is my home>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새로운 이동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영화는 원래 있던 곳에서부터 다른 곳으로 간 이야기다. 다른 장소에서 적응하고 새로운 공간을 다시 재창조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프랑스로 이민 온 포르투갈 사람의 이야기지만, 이들은 프랑스라는 외국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포르투갈에서 사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이 바로 장소의 재창조다. 그리고 <마장>은 조금은 다른데, 탐정 영화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거기서 차량은 추격전과 미스테리한 장르적 요소를 보여주기 위한 역할로 사용했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장소성인데, 이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 같은 경우에도 이민하면 코리아타운을 만들면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그 문화를 공유하는 것처럼 포르투갈도 비슷하다. 다른 국가에 가면 작은 포르투갈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개인적으로 가장 훌륭한 작품이자 의문이기도 한 작품이 <붉은 새벽>(2012)이다. 이 영화는 마카오에 한 시장에서 닭, 생선 등을 도축 장면을 카메라의 움직임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시작과 끝은 홀로 길거리에 내버려진 구두와 그 구두의 주인공인 듯 보이는 '제인 러셀'을 기억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붉은 새벽>은 '주앙 후이 게라 다 마타'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했다. 그는 어린 시절 마카오에 거주했다. 그러나 70년대 마카오를 떠난 이후 마카오로 한 번도 돌아간 적이 없었다. 어떤 시점에 마카오를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영화를 만든다는 이유로 다시 찾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이긴 했지만, 다시 방문하려는 시점에는 중국에 반환이 된 상태였다. 그래서 그저 여행자로 가기는 싫었고 영화를 만드는 목적으로 갔다. 갔을 당시만 하더라도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는 확신은 없었다. 거기에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머물렀다. 이때 촬영한 이미지를 사용해서 스토리를 만들고 영화가 되었다.

그래서 마카오는 영화를 만들려고 간 것이 아니라 찾으러 간 것이었다. 막상 가보니 도시 자체가 우리가 뭘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카오를 방문한 건 2010년이었다. 그런데 도시는 70년대에서부터 21세기까지 너무 많이 변해있었다. 주앙 후이 게라 다 마타 감독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도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실 판타지라고 할 수 있지 않나.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그 기억은 재탄생된다. 이 영화를 통해서 바뀌는 기억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마카오에서 영화를 찍는 동안 제인 러셀 배우가 타계해서 헌정한 것이었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감독님 작품 중에 마카오를 대상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작품이 있다. 가령 <lec long>(2015) 같은 작품 말이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굉장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지만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어떤 식으로든 중국의 일환으로 생각이 되어졌다. 마카오에 포르투갈의 유산과 유물, 그리고 언어를 남기긴 했다. 마카오에서 공식어로 채택된 것이 중국어와 포르투갈 2개 국어다. 그럼에도 실제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포르투갈은 마카오에서 그저 세트에 불과한 것 같다. 홍콩하고는 다르다. 홍콩은 영국이 영어라는 언어를 남겼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하지만, 마카오에선 나이 든 몇 명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 <조류학자의 은밀한 모험>(2016)

이현동 영화평론가

감독님의 영화에는 동성애가 종종 등장한다. 초기 작품이자 픽션 영화인 <유령>, <두 유랑자>, <남자로 죽다>(2009)를 비롯해 도시와 서부극을 모방한 비교적 최근작 <조류학자의 은밀한 모험>(2016)에서도 말이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나는 영화를 만들 때 최대한 내가 아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 스스로가 동성애자다 보니 아는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영화가 나에 대한 것은 아니다. 언급하셨던 서부극도 마찬가지로 자전적인 영화는 아니다. 먼저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고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머릿속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스스로가 진실해지려고 하고 진실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국가에서 태어난 것이 기쁘다. 다른 국가를 보면 이런 자유가 없는 곳도 많고, 상영이 불가한 국가들도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의 영화가 최대한 많은 국가에서 상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모닝 오브 세인트 안소니스 데이>(2012)에서는 인물의 움직임은 조지 로메르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나 고다르의 <주말>(1967)의 시체를 떠올리게 한다. 이런 좀비와 같은 움직임은 '몸'을 활용하는 방식과 의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몸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킹스바디>(2013), <웨얼 두 유 스탠드 나우>(2017), 그리고 최근 작품 <도깨비 불>(2022)까지 감독님의 영화에서 '몸'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나는 영화를 만들 때 이론적으로 만들지 않는 편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특정한 컨셉을 정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고, 반복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컨셉화를 하게 된다면 비평가들과 관객은 감독의 영화를 컨셉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그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고, 다음 영화를 만들 때 그 전과 똑같이 하지 말자를 되새기면서 영화를 만들 때마다 배우려는 마음으로 임한다. '몸'이라는 점도 그렇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베니스 영화제가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향력 있는 영화제작자들을 섭외해 공개한 70편의 단편 중에는 감독님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다. 미조구치 겐지의 묘지를 다각도로 묘사하는 이 단편과 동양의 문화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 <차이나 차이나>(2007), <붉은 새벽>(2011), <마장>(2013), <lec Long>(2014)은 어떤 의도를 갖고 제작되었으며 동양이란 장소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사실 영감을 받은 부분이 많다. 실제 동양 일본 감독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다. 미조구치 겐지, 오즈 야스지로, 나루세 미키오, 그리고 한국 감독 같은 경우는 또 홍상수 감독 등이 있다. 내가 아시아 그리고 동양과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동료 감독 덕분이다. 아까 말했다시피 주앙 후이 게라 다 마타 감독이 어렸을 때 아시아에 살면서 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그리고 그가 부모님과 함께 아시아 여러 국가를 여행하기도 했지만 나 같은 경우는 대조적으로 포르투갈에서 계속 거주했다. 그래서 동양이란 문화는 나에게 있어 뭔가 판타지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물리적으로 동양에 갈 수 있는 조건이 되었을 때 아시아의 여러 문화에 감명받았다. 먼저 간 국가가 일본이었고 그러다 보니 일본 문화가 갖고 있는 단순성, 순수성에 영감을 얻었고, 일본 예술은 탐구하는 것에서 본질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단편 <모닝 오브 세인트 안토니스 데이>(2012)가 한국 미메시스 미술관(Mimesis art museum)에 전시되기도 했다. 점차 영상의 경계를 넘나들 때 영화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된다고 보는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어려운 질문이다. <모인 오브 세인트 안토니스 데이>를 언급하셔서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가 차이밍량의 영화와 함께 2012년도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선정이 되었다. 마지막에 보여주는 영화로 두 영화가 선정이 되었는데, 둘 다 걸어 다니는 내용의 영화였다. 그 당시만 해도 차이밍량 감독을 잘 몰랐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둘 다 너무나 멀리에 있고 서로 전혀 모르는 감독이지만 비슷한 내용을 갖고 만들었다는 것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갖고 있는 연결성이 있다는 이야길 하고 싶다. 이것은 미스터리이기도 하다. 이유는 모르지만, 시네마에 있어서 우리가 기대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이현동 영화평론가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시는지.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감독

1975년 포르투갈 혁명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자 한다. 48년 동안 독재정권 시절을 맞고 자유를 맞이했다. 생각해 보니 독재 정권으로 독립한 날이 1975년 4월 25일이었고, 마침 이번 해 50주년이 되었다. 이 영화는 10대 소녀가 이러한 시절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제목은 <알폰소의 스마일>(개봉 미정)이다.

[인터뷰 이현동 영화평론가, Horizonte@ccoart.com]

이현동
이현동
 영화는 무엇인가가 아닌 무엇이 아닌가를 질문하는 사람. 그 가운데서 영화의 종말의 조건을 찾는다. 이미지의 반역 가능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영화 안에서 매몰된 담론의 유적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한다. 매일 스크린 앞에 앉아 희망과 절망 사이를 배회하는 나그네 같은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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