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JIFF]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한 줄기 빛이라도 영화 속에 희망을 넣고 싶었다"
[20th JIFF]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한 줄기 빛이라도 영화 속에 희망을 넣고 싶었다"
  • 오세준
  • 승인 2019.06.16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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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티치'(Stiches, 2019, Serbia, Slovenia, Croatia, Bosnia-Herzegovina)
포스터 ⓒ IMDb
포스터 ⓒ IMDb

영화 '스티치'(Stiches, 2019, Serbia, Slovenia, Croatia, Bosnia-Herzegovina)는 전주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섹션 작품이다.

'월드 시네마스케이프'(World Cinemascape)는 세계의 다양한 영화를 선보이는, 내로라하는 감독의 작품이 다채롭게 마련된 섹션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는 어느 젊은 재봉사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통보받은 지 18년이 지난 현시점의 베오그라드를 배경으로 삼는다. 그녀는 여전히 누군가가 그 아기를 가로챘다고 믿는다. 주위로부터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것으로 여겨지고도, 그녀는 엄마의 이름으로 경찰과 병원의 권력은 물론 자신의 가족과도 맞서 최후의 일격을 가한다.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상영됐다.

지난 8일 오후 8시 전주고사CGV 1관에서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미로슬라브 테르지치'(Miroslav TERZIC) 감독과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끝에 나오는 문구를 통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며, 이런 경우가 세르비아의 한두 가정이 아니라 오백 가정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화를 연출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는지.

└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이 이야기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은 18년 전에 제 와이프가 첫 아이를 낳기 직전이었다. 우연히 뉴스를 보게 됐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고 믿기지 못했다. 그 뒤로 많은 조사를 하게 되면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영화 속 제봉사로 나오는 주인공은 실제로 이런 상황에 처한 재봉사인 여자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이분과 나눴던 많은 이야기를 바탕이 현재 영화의 이야기 축이 됐고, 그때부터 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실제로 발생한 500개 이상의 이런 일들이 세르비아에서 일어나고 있고 아직 단 한건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난 영화를 통해 아기를 잃은 부모를 돕고 싶었고 환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연출적인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겉으로는 위험한 일이 일어나거나 주인공이 결절적인 행동을 하지 않음에도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는데 그 수면 아래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연출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사실 이 영화는 아이를 잃은 엄마가 아이를 찾는 이야기라는 굉장히 단순한 구조다. 이런 내용을 너무 구구절절 설명하면 너무 감정적이고 격정적으로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이야기를 멜로드라마처럼 만들면 이미 이야기 초반부터 많은 내용을 관객에게 노출하게 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식의 영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도리어 나는 그녀의 감정이 그녀의 숨소리와 같은 행동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싸우고 있고 한 번도 아이를 찾는 것을 멈춘 적이 없는 어떤 주인공만이 가지는 리듬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 안에서 주인공의 클로업씬을 보면 눈물을 흘리거나 힘든 표정을 하지 않지만, 그 눈에서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다 보인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힘들거나 눈물을 흘리는 그런 상황이 오면 그 삶이 정말 눈으로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하지 않나. 그래서 옆에 같이 앉아주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이처럼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이야기를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는, 주인공의 눈으로만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주인공의 움직임이 수평적이거나 수직적인 느낌이 있다. 이를테면 카메라가 주인공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추적한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장면들은 어떤 스타일로 느껴지기도 한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룰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어떤 경계를 만들고 싶었다. 이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항상 카메라에서 가장 어두운 스팟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딱 한번 예외는 자신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그 순간이다. 그리고 카메라는 절대로 뒤에서 그녀를 따라가지 않는다. 오버 더 숄더 샷, 즉 어깨너머서 보이는 샷이 없다. 그 이유는 관객이 주인공 옆에 있으면서 그녀가 거칠게 쉬는 숨을 느끼게 하며, 그녀가 느끼는 고통을 같이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물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런 룰은 언제든지 깰 수 있지만, 이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스타일을 정해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것을 깨지 않고 잘 만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끝내 주인공이 아들을 찾았지만 되려 사과를 하는 엔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 사진 ⓒ 오세준 기자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 사진 ⓒ 오세준 기자

└ 미로슬라브 테르지치 감독: 100% 내가 원하는 엔딩이었다. 나는 아주 조금이라도, 한 줄기 빛이라도 영화 속에 희망을 넣고 싶었다. 나의 이전 작품들은 거의 범죄와 전쟁이 일어나는 영화들이다. 보는 관객들도 고통스럽고 영화를 만드는 나도 힘든 순간들이 많았다.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부담과 같은 것들을 덜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실 나는 아직도 화가 난다. 왜냐하면 현재 많은 피해자들이 국회 앞에서 해결해 줄 것을 시위하지만 국가는 이 사람들이 전혀 위협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무시하고 뉴스에서도 단신으로 잠깐 다뤄질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는다. 정부는 그들의 고통에 대해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역할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무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이제 무언가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희망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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