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JIFF]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베를린에서 서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서른으로 산다는 것은"
[20th JIFF]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베를린에서 서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서른으로 산다는 것은"
  • 오세준
  • 승인 2019.06.13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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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른'(Thirty)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서른'(Thirty, 2019, Germany)은 2019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섹션 작품이다.

영화는 베를린에서 서른 살이 되는 청년 여섯 명의 일상을 묘사하며, 노이쾰른이라는 베를린의 블루칼라 지구를 소요하는 24시간을 스케치한다. 이들은 매일매일 펼쳐지는 시련과 자신 앞에 놓인 거대한 질문들 사이에서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아 나선다. 연기와 영화 연출을 공부한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 4일 오후 2시 전주 메가박스 4관에서 '시모나 코스토바'(Simona KOSTOVA)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는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고, 또 아시아에서는 이번 전국제영화제 상영이 처음이다.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이며,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들었다. 출연한 배우들도 친구로 알고 있고, 작업한 분들도 같이 영화 공부를 하는 친구분들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며 기획을 해 나갔는지 궁금하다.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일단 이 영화는 처음에 학술적인·교육적인 목적로 시작했다. 내가 학과 과정을 4년 정도 하던 중 이 작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이렇게 길어서는 안 됐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서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던 중 “워크숍을 가지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워크숍을 하려고 한다. 서른 살이 된다는 것에 대해 토론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볼 사람이 있을까?"라고 포스팅을 올렸다. 참 신기하게도 전혀 알지도 못한, 낯선 사람들로부터 많은 글과 공감들을 얻었다. 이 때문에 영화 제작이 가능하다고 확신을 얻었다. 특히, 베를린에서 '서른 살이 된다는 것', '서른 살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영화를 만들기로 계획했다.
 

감독님께서 영화를 만들며 선택하신 형식적인 측면에 대해서, 4:3 비율이나 긴 롱테이크 사용 등을 선택한 이유를 묻고 싶다.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애초에 이 영화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대신 감정을 전달하는 '필링 텔링'(Feeling Telling)을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난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은 그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낮에 경우 일부러 가까이서 찍지 않았다. 멀찍이서 주인공들을 관찰하는 식으로 촬영을 했다. 이렇게 한 장면 한 장면 시간을 축적해 나아갔다. (이러한 축적을 바탕으로) 사실 지금 영화가 보여주는 나름의 형식이 만들어진 것도 결과적으로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거의 마지막쯤에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또 시간이 흘러간다는 부분에 대한 다양한 요소를 보여주고자 했다. 결국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은 시간에 흘러감에 따라 표출됐던 것이다. 또 이러한 사건들을 일부로 익숙하지 않은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조금만 더 보여주면 미칠 것 같은'한 감정을 들게 하면서 주인공들과 동일한 답답함을 느껴볼 수 있게 구성을 했다. 특히, 영화 첫 시퀀서는 약 8분짜리다. 원샷으로 촬영을 했다. 내게는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했다. 오전 5시 25분, 이때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영화의 조명이 푸른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부분을 담고자 노력했다. 이 씬은 내게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 젊은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는, 죽 이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이 영화가 담고자 하는 모든 메시지가 다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오프닝 시퀀스가 인상적이다. 상당히 긴 롱 테이크다. 현장에서 촬영을 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특별한 의도가 있는지.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오프닝 시퀀스가 약 8분 정도다. 당연히 원샷으로 촬영을 했으며, 내게는 이 시퀀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5시 25분. 이때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해가 뜨면 조명이 파란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변한다. 어려운 촬영에도 불구하고, 난 이 변화를 카메라고 담고자 했다. 그 이유는 이 씬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오프닝 시퀀스에 등장하는 젊은 남성이 잠에서 깨어나는 모습, 즉 '어떤 한 사람의 모습'(잠에서 깬 후, 보여지는 여러 가지 행동)이 이 영화 속에 담고자 하는 모든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어떤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배우는 분명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굉장히 재능있는 비전문 배우가 잘 소화해줘서 감독 입장에서 기쁘고 고맙다.

[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오세준
《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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