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JIFF] 미쇼 안타제 감독, "관찰을 통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20th JIFF] 미쇼 안타제 감독, "관찰을 통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 오세준
  • 승인 2019.06.13 0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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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수확'(Georgia, 2019)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수확'(Georgia, 2019)은 2019 전주국제영화제 익스팬디드 시네마 섹션 작품이다.

'익스팬디드 시네마'은 한계를 두지 않고 뻗어 나가는 영화 매체의 확장을 다각도로 소개하는 작품들을 담은 섹션이다.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는 '조지아'는 지중해에 연접하여 와인과 풍요로운 농산물을 수확하는 장소로 유명하며, 또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수확하는 세계 주요 국가 중 하나다. 이 작품의 감독인 '미쇼 안타제' 감독은 이 두 가지를 교차시킨다. 소리와 이미지의 병치를 통해 현재 무엇이 일어나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지난 5일 오후 5시 30분 전주 메가박스 8관에서 영화 상영이 끝난 후 '미쇼 안타제'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가상화폐나 암호화폐가 대체 무엇인가' 혹은 '이것들의 실체는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에게는 상당히 의외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가상화폐가 실제로 어떤 것이냐'에 대한 물음에 정확한 답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고 있다. 다이렉트 시네마 방식, 즉 고전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가상화폐를 만드는 노동의 현장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방식을 택해서 흥미롭다. '조지아'라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생태학적이고 지역 특성을 잘린 작품인데 어떤 과정을 통해 이 지역을 선택하게 됐고, 영화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사진 ⓒ 오세준 기자
사진 ⓒ 오세준 기자

└미쇼 안타제 감독: 이 영화에는 재밌는 배경이 있다. 먼저 '조지아'라는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 재배산지이며,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한 친구가 그 지역이 최근 농부들이 농기구를 내려놓고 암호화폐를 생산하는 새로운 형태의 농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려줬다.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현장에 가기 전까지 완전히 믿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그 지역을 방문해 직접 목격을 해보니 정말 농부들이 농업(Farmming)을 하긴 하지만 전통적인 농업의 형식이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것, 즉 비트코인을 캐는 방식의 농업(Farmming)을 하고 있었다. 난 이것이 새로운 형태의 농업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오래된 전통적인 형태의 노동과 새로운 형태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 생산이라는 접근법에 있어서 분명 노동이라고 볼 수 있는 대조가 재밌었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는 상당히 정교한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영화를 제작하기 전 조사 과정이 어느 정도 필요했을까.

└미쇼 안타제 감독: 실제 영화의 촬영은 3주 정도 걸렸다. 친구에게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2018년 3월이었고 영화 촬영은 6월부터 시작했다. 또 촬영을 하던 중 펀딩을 받아 순조로웠다. 특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친한 지인이 이 암호화폐 채굴이라는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었다.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어떤 것을 집중적으로 봐야 할 지에 대해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조지아 지역은 아주 작은 커뮤니티로 이뤄져 있다. 현장에 나가서 직접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이러한 관찰한 매개를 통해 다른 현장에 가서 촬영을 진행을 하며 작업했다. 사전 로케이션과 같은 과정 없이 운 좋은 우연들이 많았다. 심지어 산에서 소몰이를 하는 사람들을 마주치는 등 현장에서 시각적인 라임 또는 운율이 맞는 장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 영화의 전개 방식은 보통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터뷰를 넣는 방식을 일절 취하지 않고, 주변에 풍경과 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사람들의 노동과 기계들이 돌아가는 작동 및 운동성을 즉각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모자이크 방식을 채택한 이유가 있는지.

미쇼 안타제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미쇼 안타제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미쇼 안타제 감독: 일단 영화를 초현실주의적인 부분을 지향하려 하지 않았다. 물론 인터뷰를 삽입해서 촬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과 사람들의 행동,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관찰을 통해 보이는 대상 또는 환경들이 스스로 말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또 이 비트코인이 어떤 것인지 기술적으로 측면에서 이해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방식, 환경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연출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사운드에 경우, 완전히 날 것의 현장음이 아닌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여러 가지 장면에 집어넣을 수 있는 소리들을 삽입했다. 더 붙여 말하자면 편집 작업에서 전반적으로 일관된 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작업했다. 마치 조직과 조직을 연결하듯.

[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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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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