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JIFF 시네마GV] 전주에서 만난 다양한 감독들의 영화 이야기 Vol.1
[20th JIFF 시네마GV] 전주에서 만난 다양한 감독들의 영화 이야기 Vol.1
  • 오세준
  • 승인 2019.05.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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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세준 기자
사진 ⓒ 오세준 기자

영화제의 묘미는 영화를 만든 감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익숙하지 않거나 인상적이거나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등 세계 각양각색의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자유롭게 물어볼 수 있는 시간. 과연 감독들은 자신의 영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해주는지 들어보자.

 

#청춘들이 짧은 여름을 행복하게 만끽했으면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8, Japan)는 2019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페스트 섹션 작품이다.

예측할 수 없는 기운으로 넘치는 아름다운 청춘영화로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지만 톤과 무드는 전혀 다르다. 단편 영화 '첩자의 혀'(2008) 이후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2010)으로 첫 장편을 연출한 '미야케 쇼'감독의 작품이다.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전주 메가박스 1관에서 '미야케 쇼'감독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미야케 쇼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미야케 쇼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이 영화의 배경이 여름이기 때문에 대략적인 질문을 드린다. 감독님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인지, 이 영화 속 주인공에게 여름은 어떤 계절인지, 여름의 계절감을 영화에 담기 위해 어떤 것을 신경 쓰셨는지, 실제로 여름에 촬영했는지 궁금하다.

└미야케 쇼 감독: 이 영화의 무대는 일본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 하코다테 일부 지역이다. 또 이곳이 내 출신지이기도 해 상당히 친근하다. 북쪽이다 보니 1년 내내 매우 추운 도시다. 그래서 '여름'이라는 시간이 상당히 짧다. 한편으로 이런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게 북쪽 지방의 특징인 것 같다. 이 영화는 3명의 청춘 이야기다.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짧은 여름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사실 행복이란 게 길면 좋겠지만, 영화의 주제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촬영 기간 내내 '이 세 명이 짧은 여름을 어떻게 만끽할 것인가'라는 테마로 즐겁게 촬영했다. 또 실제 촬영 당시에도 6월이었기 때문에 초여름에 촬영했다.

 

영화에 대한 연출적인 스타일에 대한 질문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화면 안에 담을 때, 과도한 클로즈업이나 인물의 행동을 생략한 채 표정으로만 전달하려는 연출들이 돋보인다. 어떤 의도였는지 궁금하다.

└미야케 쇼 감독: 일단 질문 너무 감사하다. 이 영화를 촬영할 때, 3명의 연기자와 카메라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내가 의도했던 것은 '친구 같은 거리'에서 그들을 가까이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그들의 개성도 보일 수 있고, 친근함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계속해서 주인공들의 얼굴을 계속 땅겨서 찍었다. 그 결과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얼굴이 많이 나왔다. 우리가 평상시 친구들이나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 쳐다보기가 힘들지 않나. 내 경우 이런 어려운 부분을 영화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영화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미야케 쇼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미야케 쇼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작업을 했는지 궁금하다.

└미야케 쇼 감독: 일단 시나리오를 만들 때 소설 속에 나오는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그 사람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영화는 원래 원작 소설이 있다. 소설은 1980년대 도쿄가 무대인 40년 전 이야기인데 이 영화는 도쿄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촬영을 했다. 환경이 다 바뀌지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 '그들의 캐릭터는 살아있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영화 속 주인공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드라마성을 일부로 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주인공 '나'와 연인 관계인 사치코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 시즈오랑 매우 가깝게 지내는데 이 부분에서 질투를 하지 않고 도리어 친구에게 양보를 하는 점(영화를 보러 갔다 오라고 하는 장면, 캠핑을 갔다 오라고 하는 장면 등)이 사실 멜로드라마의 전형적인 타이밍인데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 이는 드라마성을 작품 안에서 제거하면서 멜로로 가지 않는 방식이다. 또 이런 장면이 원작에서도 매우 흥미로왔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임에 불구하고 중점적으로 시나리오에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말하면 원작 안에 살아있는 인물들을 어떻게 생생하게 살릴까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고 말할 수 있다.

 

#베를린에서 서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서른으로 산다는 것은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서른'(2019, Germany)은 2019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섹션 작품이다.

영화는 베를린에서 서른 살이 되는 청년 여섯 명의 일상을 묘사하며, 노이쾰른이라는 베를린의 블루칼라 지구를 소요하는 24시간을 스케치한다. 연기와 영화 연출을 공부한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 4일 오후 2시 전주 메가박스 4관에서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사진 ⓒ 오세준 기자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영화는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고, 또 아시아에서는 이번 전국제영화제 상영이 처음이다.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이며,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들었다. 출연한 배우들도 친구로 알고 있고, 작업한 분들도 같이 영화 공부를 하는 친구분들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며 기획을 해 나갔는지 궁금하다.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일단 이 영화는 처음에 학술적인·교육적인 목적로 시작했다. 내가 학과 과정을 4년 정도 하던 중 이 작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이렇게 길어서는 안 됐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서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던 중 “워크숍을 가지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워크숍을 하려고 한다. 서른 살이 된다는 것에 대해 토론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볼 사람이 있을까?”라고 포스팅을 올렸다. 참 신기하게도 전혀 알지도 못한, 낯선 사람들로부터 많은 글과 공감들을 얻었다. 이 때문에 영화 제작이 가능하다고 확신을 얻었다. 특히, 베를린에서 '서른 살이 된다는 것', '서른 살로 산다는 것'에 대해서 영화를 만들기로 계획했다.

사진 ⓒ 오세준 기자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사진 ⓒ 오세준 기자

감독님께서 영화를 만들며 선택하신 형식적인 측면에 대해서, 4:3 비율이나 긴 롱테이크 사용 등을 선택한 이유를 묻고 싶다.

└시모나 코스토바 감독: 애초에 이 영화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다. 대신 감정을 전달하는 '필링 텔링'(Feeling Telling)을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난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식은 그들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낮에 경우 일부러 가까이서 찍지 않았다. 멀찍이서 주인공들을 관찰하는 식으로 촬영을 했다. 이렇게 한 장면 한 장면 시간을 축적해 나아갔다. (이러한 축적을 바탕으로) 사실 지금 영화가 보여주는 나름의 형식이 만들어진 것도 결과적으로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거의 마지막쯤에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또 시간이 흘러간다는 부분에 대한 다양한 요소를 보여주고자 했다. 결국 주인공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갈등은 시간에 흘러감에 따라 표출됐던 것이다. 또 이러한 사건들을 일부로 익숙하지 않은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조금만 더 보여주면 미칠 것 같은'한 감정을 들게 하면서 주인공들과 동일한 답답함을 느껴볼 수 있게 구성을 했다. 특히, 영화 첫 시퀀서는 약 8분짜리다. 원샷으로 촬영을 했다. 내게는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했다. 오전 5시 25분, 이때가 해가 뜨는 시간이다. 영화의 조명이 푸른색에서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부분을 담고자 노력했다. 이 씬은 내게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 젊은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는, 죽 이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이 영화가 담고자 하는 모든 메시지가 다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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