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하늘X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장] 강하늘X천우희 '비와 당신의 이야기'‥"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 오세준
  • 승인 2021.04.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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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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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 언론시사회가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조진모 감독을 비롯해 강하늘 천우희가 참석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후 벌어진 일을 그린 아날로그 감성무비로 강하늘 천우희 외에 강소라가 특별출연한다. 강하늘은 삼수생 영호 역을 맡았다. 천우희는 엄마와 함께 헌책방을 운영하는 소희를 연기했다. 극 중 영호는 어린시절 친구였던 소연에게 어느 날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아픈 소연을 대신해 동생인 소희가 다장을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특히,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가수 비의 '나쁜 남자' '태양을 피하는 방법' 등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장편 영화 데뷔작 '수상한 고객들'을 선보였던 조진모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스마트폰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없던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취와 팬지를 매개로 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꿈도 목표도 없는 청춘과 현실에 순응해 살아가는 또 다른 보통의 청춘을 보내던 남녀가 편지를 통해 위안과 용기를 얻게 되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조진모 감독은 영화에 대해서 "이전 작품에서는 어떤 상황들만 나열하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영화는 어떤 이야기에 선행되는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기다림'을 경험한 적 있을 것"이라며, "기다림이라는 것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떤 말을 했고, 그것이 어떻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 담고 싶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싶었고, 그게 편지와 말이라는 소재가 됐고, 또 비와 기다림이라는 것이 차례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타인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랑에 도달하기 위하는 과정을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사랑을 시작하고 난 후가 아니라 누군가가 누구를 사랑하게 되는 도착점까지 도달하는 이야기에 여러 가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강하늘, 천우희 캐스팅에 대해서 조진모 감독은 "캐스팅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점을 중점을 뒀다는 것보다, 이 시나리오 각본을 쓴 작가님의 힘이 크지 않았나 한다"며, "대본의 감수성과 감정이 전달된 것도 같은데 작가님과 얘길 나누면서 어떤 배우여야 한다는 것들이 있었다. 이분들과 하고 싶다는 게 기적처럼 이뤄진 것 같다. 꿈의 캐스팅이라고 했는데 그게 된 걸 보면 각본의 힘과 대본을 좋은 감정으로 읽어주신 두 배우님이 선택해주신 게 아닐까 한다"고 고백했다.

강하늘은 극 중 꿈도 목표도 없이 지루한 삼수 생활 중에 어린 시절 기억 속 친구를 떠올리고 무작정 편지를 보내는 영호 역할을 맡았다. 출연 이유에 대해 강하늘은 "사실 하나밖에 없었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며, "영화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런 분위기와 이런 톤을 가진 영화를 오랜만에 대본으로 읽게 됐다. 읽으면서도 '나의 옛날 그리고 연애편지 처음 쓸 때 어땠지? 그땐 그랬지'하는 그런 설렘과 기대감 어떤 것들이 다시 한번 대본을 읽으며 생각해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굉장히 흡인력이 있었고 이 대본이 주는 감동이 커다란 감동이 아니라 계속 앞에서부터 조금씩 모여왔던 것들이 소소하게 터지는 느낌이 좋았다. 역시나 촬영하면서도 더욱 좋았다. 그래서 출연 계기는, 저한테 감동을 준 대본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영호 역할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처음 이 작품에 들어가서 작가님,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영호라는 인물이 굉장히 많이 비어 있었다. 나름대로 편한 방식으로 채워나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부분이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강하늘은 "다른 작품들은 캐릭터에 입각해서 내가 좀 더 그 사람처럼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면, 진짜 나 강하늘이 하는 반응들, 내가 짓는 표정, 내가 하는 호흡들을 넣어보려 했다. 감독님께서도 그걸 응해주셨고 응원해주셨다"며 "굉장히 편했던 작업이다. 어떤 모습을 극대화했다기보다, 영호를 저 강하늘로 채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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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는 극 중 언니에게 도착한 편지를 받은 후 아픈 언니를 대신해 몇 가지 규칙을 담아 영호에게 답장을 보내는 소희 역할을 연기했다. 천우희는 출연 이유에 대해서 "저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요즘 흔치 않은 이야기라 생각했다"며, "1990년대, 2000년대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를 오랜만에 읽었다. 결절정이었던 건 에필로그가 마음에 들었다. 에필로그로 인해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 했다. 내가 소희면 어떤 모습일까 기대돼서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천후희는 배역을 연기하며 노력한 점에 대해서 "어떤 모습을 극대화했다기보다 저는 '가만히 그냥 존재했다'가 더 어울릴 것 같다. 지금까지는 어떤 극적인 캐릭터를 위해 감정을 끌어올리거나 감정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했다면, 감독님께서 새로운 모습을 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며, "어떻게 나올까 의도하거나 그렇게 하진 못하는 편이라 있는 그대로 하는데, 담아주시는 감독님은 제 모습을 보시다 보니 섬세하게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표정, 움직임 등을 얘기해주셨고, 거기에 맞춰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최소한으로 표현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고 회상했다. 

강하늘은 천우희와의 호흡에 대해서 "깜짝 놀랐다면 깜짝 놀란 것인데, 천우희라는 배우가 가진 느낌이 있다"며, "뭔가 조금은 어두운의 느낌의 작품들을 봤었고, 저도 모르게 선입견으로 무거운 느낌을 있었는데 너무 귀여우시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그런 부분에서 개인적인 놀라움이 있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점에서 너무나 많은 분들이 이견이 없으시기도 한다.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천우희는 "사실 만나는 장면은 많지 않았는데 연기적 호흡이라기보다, 강하늘씨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며, "강하늘씨 작품을 봐오면서 연기를 너무 잘하기도 하고, 현장에선 많이 보지 못했지만 오늘 영화도 보고 하늘씨를 봤을 때 굉장히 생동감이 있는 친구구나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놀라웠다. 사실 케미는 홍보를 해가면서 더 생기는 것 같다. 케미를 점점 쌓아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진모 감독은 특별출연임에도 강소라의 분량이 많다는 질문에 "영호라는 캐릭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인물의 누군가가 있었냐가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 부분의 누군가도 영호에게 중요한 인물이었어야만 했고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친구였어야 한다면 분량이라기 보다는 설득력 있는 정도의 노출이 있어야 한다 생각했다"면서 "특별출연이라 하면 살짝 나오는 것이지만, 특별출연임에도 촬영도 적지 않게 참여해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기존의 첫사랑 영화와 차별점에 대해 천우희는 "각자의 삶과 이야기가 중점이 아닐까. 한 사람이 다른 이를 추억하는 그런 얘기가 아닌, 두 사람의 이야기가 각자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조진모 감독은 "영호와 소희는 서로 지금의 모습을 알지 못한다. 두 사람이 보지 못한 상황에서 진심으로 기다리고 대하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할 여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랑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타인을 대하는 상상력이 사랑에 안착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빛나는 아름다움과 불안이 공존하는 청춘을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로 그리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불완전하지만 찬란하게 보냈던 시간과 그 시절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해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에 대해 천우희는 "영화의 색감이라든지, 시나리오보다 감성이 너무 잘 살아난 것 같다. 이런 날씨에, 오랜만에 보시면 '이런 영화 참 좋았어, 좋지' 하면서 보시면서 좋아하실만한 영화이자 작품이지 않을까 한다"며, "오시는 데까지 용기를 내셔야 하지만 '보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아름다운 여백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요즘에 극장에서 거리두기 때문에 자리를 비워놔야 한다. 그런 것들이 영화의 여백의 미와 연결되면서 거리를 두고 앉았지만 그 공간을 영화가 채워주는 느낌을 받으실 것 같다"면서 "크나큰 스크린, 좋은 사운드까지 영화가 채울 수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코아르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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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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