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EST10] 코아르CoAR '이지영'
[2020 BEST10] 코아르CoAR '이지영'
  • 이지영
  • 승인 2020.12.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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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CoAR 필진 이지영

영화웹진 코아르CoAR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BEST FLIMS of 2020

올해 영화 'BEST10'을 선정해 보았다. 순서는 필자 스스로 좋다고 느꼈던 개인적인 순위다. 

 

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on Fire> 셀린 시아마Celine Sciamma|2019

ⓒ 그린나래미디어
ⓒ 그린나래미디어

극도로 정제된 대사와 이를 대체하는 회화, 소리, 시선, 표정만으로 여성주의 담론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지향점을 가장 대담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선연히 타오르는 영화의 빛 아래서 실제 18세기를 살아간 여성 화가들의 지난한 삶이 짙은 음영으로 드리워져 있다.

 

2. <로제타 Rosetta> 장 피에르 다르덴Jean 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1999

ⓒ 아이 엠(eye m)
ⓒ 아이 엠(eye m)

한 노동자의 윤리적 각성이 확장해가는 방식을 그린 다르덴 형제의 걸작. 한국에서는 작년에 20년 만에 개봉했다. 올 한 해는 유독 여러 산업들이 큰 위기를 겪었다. 이 가운데 직장을 잃거나, 다른 대안 직업을 구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을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연대를 보낸다. 그럼에도 다시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희망을 찾아보자는 영화의 마지막 메시지가 현시점에도 절절하게 와닿는다.

 

3. <환상의 마로나 Marona's Fantastic Tale> 안카 다미안Anca Damian|2019

ⓒ 찬란
ⓒ 찬란

갈등과 성장을 필요로 하며 직선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시간과, 원형으로 반복되는 시간 안에서 행복을 찾는 개. 이들 삶의 공존에 대하여. "잘 있지? 미안하고 고마웠어. 네가 참 보고 싶었어. 우리 곧 또 보자."

 

4. <마틴 에덴 Martin Eden> 피에트로 마르첼로Pietro Marcello|2019

ⓒ 알토미디어
ⓒ 알토미디어

개인들의 삶이 짓이겨진 20세기 전간기의 비장한 초상화. 세상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자신의 손끝에 있다는 신념을 끝까지 놓지 않은 고전적인 주인공의 일대기는, 픽션과 현실 사이를 직조하는 아카이브 푸티지를 통해 특별한 현존성을 부여받는다. 구조보다 질료에 매료되는 영화이다.

 

5. <남매의 여름밤 Moving On> 윤단비|2019

ⓒ 그린나래미디어
ⓒ 그린나래미디어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어린 시절의 내가 느낀 감각들이 마치 어제인 것처럼 되살아났다.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소리, 통곡 소리, 가끔씩 오가는 고성... 이제 나는 옥주 아버지와 고모의 심정을 더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다. 부모님의 빈소에서 목놓아 운 것은 상실감 때문일까, 내 삶이 고단하고 힘들기 때문일까.

 

6. <송환 Repatriation> 김동원|2003

ⓒ 인디스토리
ⓒ 인디스토리

10년의 시간 동안 비전향 장기수를 조명한 만큼, 감독의 삶과 복잡한 내면이 영화와 얽혀있다. 다큐 장르의 저변에 깔린 정서는 '부끄러움'일 때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환> 이후 세월이 많이 흘렀고, 앞으로 이런 소재의 영화가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감독의 생각에 전부 동의하진 않지만, 10년의 과업을 끝내 완수했다는 점에서 다큐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7.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로버트 에거스Robert Eggers|2019

ⓒ 넷플릭스
ⓒ 넷플릭스

올해 코로나19 사태 때문인지 1.19:1 비율 안에 갇혀서 서서히 광기를 품게 되는 인물들의 심리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스스로 고립하는 것과 타의로 고립되는 것, 그리고 영속적으로 고립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수평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인간은 수직으로 상승하고, 저마다 각자의 구원을 찾는다. 그 구원은 우리를 눈멀게 할 것인가? 덧붙여, 로버트 패틴슨이 <테넷>에서 보여준 연기는 이렇게 거장 컬렉션을 거치며 다져온 연기 내공에서 나온 것임이 틀림없다.

 

8. <1917> 샘 멘데스Sam Mendes |2019

ⓒ 스마일이엔티
ⓒ 스마일이엔티

의도적이고 집요한 촬영 기법으로 마침내 우리를 전쟁의 미로 속으로 초대한다. 지도를 보는 눈을 잃자, 주인공에게 길은 한 치 앞을 모르는 미궁이 된다. 길을 잃은 자는 계속 앞으로 전진할 수 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집어삼키려고 하는 괴물이자 미궁 그 자체이기도 한 '전쟁'이라는 미노타우루스를 마주한다.

 

9.<작은 아씨들 Little Wome> 그레타 거윅Greta Gerwig|2019

ⓒ 소니픽처스코리아
ⓒ 소니픽처스코리아

어렸을 적 우리느 모두 예술가였다. 어떤 이는 가난과 병마 때문에, 다른 이는 스스로 재능에 대한 진단을 내리고 현실을 택하며 예술가의 길을 포기한다. 예술가의 꿈을 접어둔 모든 영혼을 위로하며 루이자 메이 올콧이 이들에게 헌정하는 아름다운 사당, 작은 아씨들의 학교.

 

10. <조조 래빗 Jojo Rabbit>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2019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토록 가볍고 사랑스럽게 뛰어오르는 2차 대전 영화는 본 적 없다. 뛰어오르다 미처 내려오지 못한 로지(스칼렛 요한슨)의 발을 보여주는 쇼트는 올해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글 이지영, karenine@ccoart.com]

이지영
이지영
평이한 문장이지만 사색을 담은 글을 씁니다. 투박하고 건조한 문장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글을 통해, 삶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진실의 일면에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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