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BEST10] 코아르CoAR '선민혁'
[2020 BEST10] 코아르CoAR '선민혁'
  • 선민혁
  • 승인 2020.12.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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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르CoAR 필진 선민혁

영화웹진 코아르CoAR에서 영화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인상 깊게 본 영화 TOP10을 뽑아보았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많은 영화들의 개봉 일정이 조정되기도 하였고, 그것들이 마땅히 받을 만한 주목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으나, 마음에 들어오는 영화가 많아 TOP10을 선정하는 것은 어려웠다. 고마운 일이다. 국내영화와 해외영화를 구분하여 선정하였다. 

 

BEST KOREA FLIMS of 2020

국내영화를 먼저 이야기하려고 한다. 전형적인 것들과 거리가 멀면서도, 마음의 정확한 한 구석을 파고들어 충격을 주는 독립영화가 있었고, 많은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끼며 비판하곤 하는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찾아볼 수 없는 즐거운 상업영화가 많았다. 순서는 순위이며 기준은 주관이다.

 

1. <남매의 여름밤 Moving On> 윤단비|2019

 

ⓒ 그린나래미디어
ⓒ 그린나래미디어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내러티브로 담담하게 보여주는 일상들이 강렬하다. 마치 내 기억 한편의 어느 순간들을 다 알고 있는 듯한 영화는, 사소하고도 개인적이었던 나의 그것들을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나도 모르게 숨겨두었던 무언가를 들킨 나는, 이상하게도 따뜻한 감정을 느꼈다.

 

2.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이종필|2020

ⓒ 롯데엔터테인먼트
ⓒ 롯데엔터테인먼트

토익으로 치면 800점 이상으로 잘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유한한 러닝타임 속에서, 다양한 방향의 스토리를 성공시킨다. 

 

3. <내언니전지현과 나 People in Elancia> 박윤진|2020

ⓒ 호우주의보
ⓒ 호우주의보

누군가의 세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이뤄낸 이 의미 있는 영화는, 그냥 이야기로서도 충분히 재미있다.

 

4. <소리도 없이 Voice of Silence> 홍의정|2020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마치 실제 세계처럼 단편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이 영화의 러닝타임 동안, 다른 생각에 빠지는 것은 어렵다.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데도, 관객석의 나는 영화가 조금만 더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5.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BEASTS CLAWING AT STRAWS> 김용훈|2019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있어도 식상하지 않다. 지루하지도 않다.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뜸을 들이지도 않고, 괜히 분위기를 잡지도 않는 '쿨한' 영화다.

 

6. <도망친 여자 The Woman Who Ran> 홍상수|2019

ⓒ ㈜영화제작전원사
ⓒ ㈜영화제작전원사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그가 영화에 담은 메시지를 잘 발견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들여다보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

 

7. <콜 The Call> 이충현|2020

ⓒ 넷플릭스
ⓒ 넷플릭스

그다지 신선한 설정이 아니어도, 개연성이 부족해도 전형적인 것들과는 거리가 먼 이 영화가 가진 힘은 강력하다. 두 주인공의 밸런스도 잘 맞는다.

 

8. <해치지 않아 Secret Zoo> 손재곤|2020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적당하고 무해하여, 싸우더라도 아무도 누구를 해치지 않는다. 자극적인 현실에 비해 환상적인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

 

9.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홍원찬|2020

ⓒ CJ 엔터테인먼트
ⓒ CJ 엔터테인먼트

절제된 감정선을 유지함으로써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과잉'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하드보일드'라는 수식이 잘 어울린다.

 

10. <사냥의 시간> 윤성현|2020

ⓒ 넷플릭스
ⓒ 넷플릭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했지만, 속편을 보고 싶었다. 이 영화의 세계가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더 많은 이야기가 보고 싶어질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BSET FOREIGN FILM of 2020

국외의 좋은 영화들도 풍부하게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장르적인 재미에 충실하여 즐거웠던 영화들도 있었고, 세계와 삶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통해 러닝타임이 끝난 후에도 이야기에 계속 머물게 만드는 영화들도 있었다. 올해 국내에서 개봉 혹은 공개된 영화들 중에서 선정하였다. 이번에도 순서는 순위이며 기준은 주관이다.

 

1. <조조 래빗 Jojo Rabbit>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2019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 전쟁 같은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영화는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 투쟁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안한다. "There's always time for romance"

 

2. <주디 Judy> 루퍼트 굴드Rupert Goold|2019

ⓒ 퍼스트런
ⓒ 퍼스트런

실존 인물인 주디가 'rainbow'를 향해 걷는 과정을 통해 무언가를 해야만 해서, 그것을 계속하는 사람들의 강함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3. <소년 아메드 YOUNG AHMED>

장 피에르 다르덴Jean Pierre Dardenne, 뤽 다르덴Luc Dardenne|2019

ⓒ 영화사 진진
ⓒ 영화사 진진

광기에 빠져버린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영화는 아메드가 어쩌다가 광기에 중독되었는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엇이 '미성숙한 소년'인 그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만들어주는지는 이야기한다. 그것이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4.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Onward> 댄 스캔론Dan Scanlon|2020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가 보여주는 환상적, 마법적인 세계가 현대의 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희망적이기도, 절망적이기도 하다.

 

5. <작은 아씨들 Little Wome> 그레타 거윅Greta Gerwig|2019

ⓒ 소니픽처스코리아
ⓒ 소니픽처스코리아

누군가를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힘, 포용과 연대. 그레타 거윅 감독이 이미 수차례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는 '작은 아씨들'을 다시 그만의 언어로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6. <퍼스트 러브 First Love> 미이케 다카시Takashi Miike|2019

ⓒ 와이드 릴리즈
ⓒ 와이드 릴리즈

정신없이 빠른 템포로 이곳저곳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니까.

 

7. <괴짜들의 로맨스 WeirDo> 랴오밍이LIAO Mingyi|2020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연인 관계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데, 강박증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놓인 연인의 이야기를 일반적인 연인들의 이야기로 점차 확대해 나가는 전개가 흥미롭다. 

 

8. <질식할 것 같은 추억 Memories to Choke On, Drinks to Wash Them Down>

러웅 밍 카이LEUNG Ming Kai, 케이트 라일리Kate REILLY|2019

ⓒ 전주국제영화제
ⓒ 전주국제영화제

3편의 극영화, 1편의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이 영화는 '홍콩'이라는 도시와 연관된 주제의식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녹인다. 소소함 속에 스며든 홍콩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자연스럽고도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9. <프리즌 이스케이프 Escape From Pretoria> 프랜시스 아난Francis Annan|2020

ⓒ 이놀미디어
ⓒ 이놀미디어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결말 예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탈출 스릴러이다. 영화는 이러한 핸디캡을 안고도,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주는 일을 여유 있게 해낸다. 

 

10. <트랜짓 Transit> 크리스티안 펫졸드(Christian Petzold)|2018

ⓒ 엠엔엠 인터내셔널
ⓒ 엠엔엠 인터내셔널

불완전하면서도 지극히 인간적인 인물이 혼란스러우면서도 익숙한 세계에서 만들어내는 서사들은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도 유기적이며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 탁월한 아이러니들이 존재한다.

[글 선민혁, sunpool2@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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