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 극장의 영화들
팬데믹 속 극장의 영화들
  • 오세준
  • 승인 2020.08.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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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준의 영화가 필요한 시간]

영화를 보러 간다. 한 손에는 커피, 다른 한 손에는 영화표(종이나 스마트폰)를 준비한다. 상영관 입구에 배치된 스마트체크 기기에 예매 티켓을 스캔하고 입장한다. 극장에 들어가는 것도 잠시, 몇 가지 절차가 요구된다. 우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다. 이어 손을 소독하고, 열감지 카메라나 비접촉식 온도계로 발열 체크를 한다. 그렇게 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까지 내 좌석과 다른 관객의 좌석이 충분히 거리를 두고 있는지 확인한다. 당연히 영화가 시작해도 마스크는 내릴 수 없다.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화관람'(언택트 시네마)이다.

그러나 이처럼 '극장과 멀어진 거리감'은 관객만의 상황은 아닌 듯하다. 올해 3월 코로나19 여파로 '사냥의 시간', '침입자', '결백', '콜', '뮬란',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50여 편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당시(20.03.03) 하루 관객은 5만9천895명으로, 6만명도 넘기지 못했다.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평균 좌석판매률 3%. 이는 한 영화가 관객을 독식한다고 한들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없는 비극적인 수치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올해 영화 관객 수는 3천80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천124만명의 30%에도 못 미쳤다. 매출액은 지난해 1조1천148억원에서 3천210억원으로 줄었다. 1월만 해도 1천600만명에 달하던 관객 수는 2월에 737만명으로 60% 가까이 줄었고 3월에는 183만명, 4월에는 97만명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지난 6월 '#살아있다'를 시작으로 7월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8월 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관객 수도 6월 386만명, 7월 561만명, 8월(27일까지) 828만명까지 회복하며 극장가는 잠시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코로나19가 광복절 서울 집회 이후 재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오늘(30일) 기준으로 '국제수사' '기기괴괴 성형수' '뉴 뮤턴트' '뮬란' '돌멩이'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승리호'가 개봉을 연기했다. 심지어 대다수의 영화들이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계속해서 일정을 미뤄오다가 더는 미룰 수 없을 정도로 한계에 부딪히면서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절망적이다. 코로나19는 극장의 좌석을 집어삼키고, 스크린의 빛을 어둠으로 물들였다. 이 글을 쓰는 필자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 영화관람 횟수는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불행하게도 영화가 개봉했지만, 볼 수 없는 사면초가 속에서 필자가 기대야 할 것은 오로지 컴퓨터 모니터(OTT)와 TV(VOD 서비스)뿐이었다.

이번 코아르CoAR의 기획인 '팬데믹 속 극장의 영화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놓쳤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2월부터 꾸준히 극장을 찾아 열심히 영화를 기록한 필진들의 글에는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겼다. 프랑스 영화의 아이콘인 '프랑수아 트뤼포'가 말하지 않았나. 영화를 사랑하는 방법은 '영화에 관한 평을 쓰는 것'이라고. 이번 기획은 '관객들이 사랑한 영화'라는 주제로 흥행성적이 좋았던 작품,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 2020년 기대작들을 뽑았다. 특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민혁 에디터의 글은 '2020년 상반기 개봉한 작품들의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오세준, yey12345@ccoart.com]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BEASTS CLAWING AT STRAWS> 김용훈 | 2018

사진 ⓒ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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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 Dylda, BEANPOLE> 칸테미르 발라고프 Kantemir Balagov | 2019

사진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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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きみの鳥はうたえる, And Your Bird Can Sing>

미야케 쇼 Sho Miyake 三宅唱 | 2018

사진 ⓒ 디오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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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 Me and Me> 정진영 | 2019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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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랫폼 El Hoyo, The Platform>

가더 가츠테루-우루샤 Galder Gaztelu-Urrutia| 2019

사진 ⓒ 시나몬 홈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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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랫폼> 저 공간 너머 (Click!!)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Onward> 댄 스캔론 Dan Scanlon  2020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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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 #ALIVE> 조일형 | 2020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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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짓 Transit> 크리스티안 펫졸드 Christian Petzold | 2018

사진 ⓒ 엠엔엠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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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Peninsula> 연상호 | 2020

사진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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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2: 정상회담 Steel Rain2: Summit> 양우석 | 2019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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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홍원찬 | 2019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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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Click!!)

오세준
오세준
《코아르》 영화전문기자 및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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