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작가 김훈,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쓴 산문집 '연필로 쓰기'
[Book] 작가 김훈,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쓴 산문집 '연필로 쓰기'
  • 오세준
  • 승인 2019.04.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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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문학동네
사진 ⓒ 문학동네

[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으로 거장 반열에 든 작가 김훈이 새 산문집 '연필로 쓰기'(문학동네)를 출간했다.

이번 산문집에는 작가가 그간 한겨레신문 등에 싣거나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누항사-후진 거리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세상만사에 관한 단상이 엮였다.

2015년 발간된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이후 3년 반 동안 그는 몽당연필을 들고 지우개 가루가 산을 이룰 때까지 원고지 위에 글을 꾹꾹 눌러썼다.

어느덧 칠순에 이른 작가는 지금도 작업실 칠판에 '필일신(必日新,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혹은 '필일오(必日五, 매일 다섯 매씩 쓴다)’라는 말을 써놓았다. 밤새 고민한 생각의 터 위에서 새로운 언어를 퍼올리기 위해 기어이 쓰고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신작 산문 또한 몽당연필로 원고지에 꾹꾹 눌러 써왔다. 책상에 지우개 가루 산이 쌓이고 또 허물어지고, 무수한 파지를 내며 200자 원고지 1156매를 써냈다. 그 곡진한 문장들로 채워진 468쪽의 두툼한 책이 되었다.

그는 원고지에 육필 원고를 쓰는 이 시대의 몇 안 되는 작가다. 예전 한 인터뷰어는 그를 두고 '몽당연필을 든 무사(武士)’라 칭했다. 작가는 그간 이순신의 칼과, 우륵의 현악기와, 밥벌이의 지겨움에 대한 글들을 몽당연필로 써왔다.

산문집에는 그가 '칼의 노래’에 채 다 쓰지 못했던 '인간 이순신’의 면모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지난해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팽목항, 동거차도, 서거차도에서 머물며 취재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겼다.

해머를 들고 철거촌을 부수는 지난 시대의 철거반원들과, 그 철거반원들에게 달려들다가 머리채를 붙잡히고 울부짖었던 시대의 엄마들에 대한 유년의 무섭고 참혹한 기억까지.

생애가 다 거덜 난 것 같은 날 술을 퍼마시고 다음날 배 속이 끓을 때 누는 슬픈 똥에 대한 이야기 등 타고난 이야기꾼의 글이 종횡무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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