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커진 영웅이 DC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영화 '샤잠!'
몸만 커진 영웅이 DC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영화 '샤잠!'
  • 오세준
  • 승인 2019.04.04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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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눌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슈퍼 히어로
- 히어로 장르의 외피를 둘러쓴 가족 영화

스파이더맨은 초인적인 힘을 얻는 대신 삼촌을 잃는 큰 아픔을 겪는다. (스파이더맨1) 배트맨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고독과 외로움을 선택한다. (다크나이트 시리즈) 과연 영화 '샤잠'의 주인공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까?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Look for ~ : 강한 힘을 찾는 자와 가족을 찾는 자

'샤잠!'은 '히어로'는 등장하지만 '히어로 영화'는 아니다. (여기서 히어로 장르를 정의하거나 그동안 제작한 DC 히어로물을 정리할 생각은 없다) 다시 말하면 히어로 장르를 외피로 두른 '가족 영화'다. 영화는 '주인공이 어떻게 힘을 얻고, 악당을 물리치는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도리어 '어떻게 가족을 만들어 나아가는지'에 대해 그려낸다.

영화 시작은 시바나 박사(마크 스트롱)가 어린 시절 아빠와 형으로부터 자신의 약함에 대해 놀림당하고 멸시당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엄마의 부재, 가부장적인 가족, 남성성 강요 등) 이어 악마의 유혹에 흔들려 마법사에게 강한 힘을 얻을 기회를 박탈당한다. 그는 이미 순수와 선함에 반대편에 위치한 존재임을 알려주며, 앞으로 그가 강력한 악당으로 등장할 것을 암시한다.

이와 반대로 주인공 빌리(애셔 앨젤)는 어릴 적 놀이 공원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위탁아로 등장한다. 엄마를 찾기 위해 학교에 가지 않거나 여러 번 가출하는 그에게 똑같이 위탁아였으며, 지금은 위탁가정을 운영하는, 같은 상황에 부닥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가 등장한다. 초반부터 영화는 주인공이 가진 아픔을 잘 이해하고 친구와 가족이 되어줄 인물과 적절한 공간(집)을 잘 배치한다. 즉, 초인적인 능력을 흭득할 수 있는 계기보다도 일종의 결핍(엄마, 즉 혈육의 부재)에 대해 자세히 보여준다.

시바나와 빌리는 분명 각각 원하는 것을 찾으려는 인물이다. 중요한 건 그들의 '목적'이다. 자신을 무시한 가족에게 강력한 힘을 과시하고 복수를 하려는 시바나 박사와 달리 빌리는 진정한 가족를 찾아서, 당시 엄마가 자신에게 준 나침반을 떨어뜨려 그것을 줍는 과정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는 것(어쩌면 자신 때문에 괴로워할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해결하고자 한다.

좀 더 이야기하면 결국 단순히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를 구해줌으로써 마법사에게 '선함과 순수'가 증명되었다기 보단 영화 안에서 빌리가 가진 설정(위에서 언급한 목적) 자체에 좀 더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물론, 극 속 사고뭉치로 그려지지만, 이 영화가 '15살 꼬마 이야기'라는 점을 볼 때 큰 걸림돌로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한 건 둘 다 어느 순간 '강력한 힘'을 얻지만 결국 어떤 목적을 위해 쓰는지가 영화의 'Key'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Share ~ with ~ : "힘이란 나눌 사람이 없으면 쓸모없다"

'나눈다는 것'은 대체 어떤 의미를 가질까? 먹을 것을 나눠 먹거나 같은 방을 나누어 쓰거나 더 나아가 '현재'라는 시간을 함께 산다는 것.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되어주는 주인공 부부는 자신들의 과거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치유를 해주려 하고 진심으로 부모가 되어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집에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5명의 아이가 더 있다. 심지어 인종도 다양하다. '위탁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집이야말로 사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동굴(비밀의 공간)보다 더 동화 같다. 특히, 저녁을 먹기 전 "All Hands On Deck"이라 외치며, 맛있게 차려진 저녁 식사 위로 손을 모은 행위는 비록 혈연이 아니더라도 가족 공동체로써 하나임을 말하고자 하는 의미로 느껴진다.

특히, 빌리가 마법사로부터 힘을 얻어 어른으로 변신(샤잠, 재커리 레비)을 한 후 바로 프레디(잭 딜런 그레이저)를 찾아 도움을 구하는 모습 그리고 이 같은 비밀을 여러 아이가 공유하는 부분은 결국 그들을 더욱 단단히 결속시키는 모습을 자아낸다. 마치 어렸을 적 나쁜 짓을 같이 한 친구와 더 끈끈해지는 것처럼 빌리가 샤잠이라는 비밀은 빌리 자신에게도 더 나아가 가족이라는 관계를 위한 효과적인 장치다. 심지어 빌리의 능력을 분석하고 일깨워주는 역할이 프레디라는 점에서 영화 속에서 '혼자'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시바나 박사의 경우, 또한 7개의 대죄를 상장하는 악마들이 없으면 나약한 존재다.)

영화 속에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힘'마저 나눈다는 것이다. 보통의 히어로물과는 달리 '샤잠!'은 초인적인 힘을 빌리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를 도와주는 가족들에게까지 확장한다. 모두가 어른으로 변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아마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 이 장면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것'(=초인적인 힘)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화가 전달하고 자하는 메세지를 명확히 전달한다.마블의 어벤져스처럼 초인들끼리 연합하기보다는 '샤잠!'은 '넌 나고 난 너야'라는 노랫말처럼 하나가 되어 적과 싸운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족적으로 문제를 풀어나아가고자 했던 감독의 생각이 엿보인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Who am i? or What's my name? : 샤잠! 이름이 가지는 가치

이름이란 존재를 대신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라고 내 이름을 불러줬을 때 내 존재가 인식된다. 반대로 자신을 지칭할 때 "○○이는" 보단 "나는"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이름이 중요한 점은 빌리는 자기 자신을 부르는 행위 더 나아가 어른(히어로)으로 변하기 위해 쓰인다는 점이다. 보통 히어로물에서 위기 상황이면 '슈퍼맨~ 혹은 아이언맨~'을 부르기 일쑤인 데 반해 이 영화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 기존의 히어로 장르를 전복시키는 한편 초인적인 힘을 공유하거나 계승하는 데 쓰인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점을 준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Door and Home : '문'을 통해서 보이는 환상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문! 실제로 '문'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영화에서는 마법사를 만나는 동굴로 이어주는 동시에 가정이라는 집을 연결해준다.

빌리는 자신의 진짜 엄마를 찾았지만, 엄마는 집 안조차 보여주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 채, 여러 집의 똑같은 문이 나열된 복도(아파트)에서 자신이 빌리를 버렸음을 고백한다. 빌리에게 현실을 알려주는 셈이다. 엄마를 만나 함께 살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을 좇아온 빌리는 어쩌면 열지 말아야 할, 아니 잘못된 문을 연 것이 아닐까? 그뿐만 아니라 힘을 얻기 위해서 반드시 문을 거쳐야 하는 부분(지하철 문, 자동차 문까지)은 사실 'Home'이라 마지막 장소까지 도달해야 하는 영화의 중요한 과정으로 읽힌다.

 

내가 있어서 가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있어 내가 있는 것이며,

내가 있어 가정의 의미와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가정이 있어 내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생긴다.
-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 -

영화 '샤잠!' 속 '강력한 힘'은 악당 시바나 박사를 통해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을 파괴(확장해서 사회 그리고 세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하나로 통합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 히어로와 일반인 사이의 '수직적인 관계'를 모두 히어로로 변신하는 '수평적인 관계'까지 발전시킨다. 이는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아쿠아맨의 성공을 제외) DC가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감독 '데이비드F샌드버그'와 각본 '헨리 게이든&대런 렘크' 거기다 아쿠아맨 흥행을 성공시킨 제작자 '피터 사프란'까지. 이들이 작정하고 만든 듯 해 보인다.

[코아르 CoAR 오세준 기자, yey12345@cco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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