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th JIFF] <윌콕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21th JIFF] <윌콕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 김수진
  • 승인 2020.06.16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윌콕스'(Wilcox, 캐나다, 2019, 66분)
감독 '드니 코테'(Denis Côté)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윌콕스>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즈' 섹션 초청작으로, '드니 코테'(Denis Côté) 감독이 연출했다.

바로 이전의 작품인 <유령 마을>(2018)은 판타지의 면모를 갖추었고, 2017년 <부드러운 살결>은 여섯 보디빌더의 일상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였으며, 2016년 <베아트리체 없는 보리스>는 불륜에 빠진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드니 코테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장르와 형식에 있어서 그만의 독자성을 지닌 감독이라고 평하기에는 다소 어렵지만 이러한 '예측 불가능함'이 그만의 세계라면 세계다.

그는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진행한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장르와 형식을 가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어떤 아이디어가 생긴다면 그것을 해나갈 뿐이며, 점점 더 큰 작업들로 내 커리어를 채우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앞으로 드니 코테의 영화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가장 큰 칭찬으로 다가온다"고 답했다.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예상을 깬 이상하고 놀라운 일의 연속 중에, 다시 초기작인 <방랑자>의 정서가 묻어나는 <윌콕스>를 선보이게 된 것은 또 다른 의미로 우리의 예상을 깨부순다. 어머니를 안락사시키고 낯선 곳으로 여정을 떠나 그곳에 정착하는 <방랑자>의 크리스티앙, 그리고 윌콕스의 여정이 아주 흡사하다고 볼 순 없지만,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인물의 모습은 일종의 '영원회귀'와 같은 감흥을 전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윌콕스는 묵직한 배낭을 메고 시골 이곳저곳을 떠돈다. 버려진 집에서 음식을 훔쳐 식사를 해결하고 공공시설을 이용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반면 시골의 아름다운 풍광은 자연광 반사를 통해 자못 낭만적으로 비춰진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윌콕스는 자유롭거나, 혹은 외로운 한 인간의 형상의 보여준다. 관객에게는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는 그가 행복한지, 불행한지 알 수 없다.

드니 코테는 그간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여러 작품에서 다뤄왔다. '외로움'이 자신의 작업에 있어서 중요한 주제라고 말할 정도다. 사회로부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 작품에서도 처음과 끝에 실제 방랑자 생활을 하다가 실종되거나 사망한 사람들을 자막을 통해 나열한다. 앞선 작품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극단적으로 사회와 분리된 자를 중심에 둠으로써 '외로움'과 '자유'에 대해 한층 더 고민하게 만든다. 불안한 카메라 워킹과 빛이 번진 듯한 뿌연 화면처리는 마치, 우리의 불안한 내면 안에서 점점 번져가는 갈등처럼 느껴진다.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사진 ⓒ 전주국제영화제

시적인 내러티브와 미니멀리즘의 태도를 통해 한 인물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윌콕스>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단 하나의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윌콕스가 마지막 시퀀스에서 버려진 버스에 터를 잡고, 버스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또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그가 그곳에 계속 머물지, 떠날지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러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많은 이들이 실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현실의 우리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 사회 안의 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불행한가. 우리 내면에서 또 다른 방랑이 이 영화로 인해 시작되는 듯하다.

한편, 드니 코테는 영화를 전공한 후 단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면서 2005년 첫 번째 장편영화 <방랑자>를 만들었고, 이 영화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2009년작인 <카르카세스>는 칸 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 IMDb
사진 ⓒ IMDb

[코아르 CoAR 김수진 에디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