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th JIFF] <용서 받은 아이들> 폭력에 대하여
[21th JIFF] <용서 받은 아이들> 폭력에 대하여
  • 선민혁
  • 승인 2020.06.06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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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서 받은 아이들'(Forgiven Children, 일본, 2019, 132분)
감독 '나이토 에이스케'(NAITO Eisuke)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용서 받은 아이들>은 제 21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 극영화' 섹션 초청작으로 나이토 에이스케(NAITO Eisuke)감독이 연출했다.

도쿄영화학교를 졸업하고 특수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독립영화를 만들었던 나이토 에이스케 감독은 퇴직 후 <비밀결사: 라이치 히카리 클럽>(2011) <퍼즐>(2014), <노루귀꽃>(2017) 등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영화를 주로 연출했다. <용서 받은 아이들> 또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영화이다.

<용서 받은 아이들>은 집단 따돌림 문제, 이지메를 다룬다. 초등학생 때 이지메를 당한 경험이 있는 주인공 키라는 중학생이 된 지금은 비행청소년이 되었다. 그는 그의 패거리와 함께 하천에서 이츠키라는 아이를 괴롭히던 중 실수로 이츠키를 죽이게 된다. 하천 근처의 CCTV에서 촬영된 영상과, SNS단체 대화방에서 키라 패거리가 이츠키를 하천으로 불러낸 기록이 단서가 되어 키라는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고 결국 재판을 받게 된다.

 

사진ⓒ전주국제영화제

그러나 변호사의 적극적인 업무 수행과 부모의 도움으로 인해 키라와 그의 패거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처분 결정을 받고 풀려나게 된다. 이때부터 키라와 가족들의 고통은 시작된다. 키라와 그의 가족은 유튜버, 네티즌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어 주소를 포함한 신상이 인터넷에 알려지게 되고 비난을 하기 위한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살던 동네를 떠나게 된다. 키라의 아버지는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지속되는 고통을 못 이겨 결국 가족들을 떠난다.

키라는 전학을 간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하고 있는 여학생 모모코와 정서적인 교감을 하게 되고 모모코의 권유로 이츠키의 부모를 찾아가 사과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키라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혼란에 빠진다. 키라가 이츠키의 부모를 찾아간 동안 키라의 엄마는 '정의구현'을 하려는 유튜버에게 피격당한다.

영화는 매우 다채로운 카메라 이동과 다양한 숏들을 보여준다. 그 중에는 꽤 흥미로운 것들도 있는데 특히 재판씬의 시작 부분에서 죄를 숨기려는 키라의 가족들을 중앙에 두고 양 측면에 법조인들을 배치한 좌우가 대칭된 숏은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스토리 전개의 시발점이 되는 사건이 집단적인 괴롭힘으로 인하여 발생한 점, 가해자인 키라 가족, 피해자인 이츠키 가족 모두에게 인터넷 유저를 중심으로 한 집단적인 온, 오프라인 폭력이 이뤄졌다는 점, 키라가 전학 간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하는 모모코가 등장하고 수업으로 이지메 관련 토론을 한다는 점 등으로 미뤄보았을 때, 글의 초반 부에서 이야기했듯, 이 영화는 이지메 문제, 끊이지 않는 집단적 폭력의 악순환을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전주국제영화제

그러나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 키라가 죄를 그다지 뉘우치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심지어 키라의 엄마는 키라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끝까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의 인물들이 고통 받는 원인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집단적 폭력에 있다고 느끼지 않고 키라와 그의 부모가 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해자 키라 가족, 피해자 이츠키 가족을 포함한 인물들이 고통 받는 것이라고 느끼기 쉽다. 따라서 <용서 받은 아이들>이 의도한 주제의식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도록 만들어진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관객에게 생각해볼 만한 문제들을 제공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

 

[코아르CoAR 선민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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